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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지옥 갈 뻔 했던 '염갈량의 디테일 야구', 결과는 해피엔딩.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을 뻔 했다. 하지만 마지막 기가 막힌 도루 작전으로 모든 걸 한 방에 만회했다.
위기도 있었다. 3회 박해민의 '깜짝 대형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경기 초반부터 꾸역꾸역 버티던 선발 켈리가 5회 3실점을 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 과정이 안좋았다. 3번째 실점이 문제였다. 에레디아에게 2타점 2루타를 내준 건 어쩔 수 없었다. 한유섬의 우익수 플라이 때 2루주자 에레디아가 3루까지 여유있게 갔다. 여기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우익수 문성주로부터 공을 받은 2루수 서건창이 아무 의미 없는 홈 송구를 했다. 에레디아가 홈까지 달릴 의사를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포수 박동원이 이 공을 포구하지 못했다.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3루주자 에레디아가 엉겹결에 홈까지 밟았다. SSG 입장에서는 '공짜로 얻는 점수'였다. 2사였기에 LG에는 너무 뼈아팠다. 만약 역전하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면 이 실책이 치명타가 될 뻔 했다.
성의 없이 공을 던진 서건창도 문제였고, 크게 어렵지 않았던 원바운드 송구를 놓친 박동원도 잘한 건 없었다. 공교롭게도 LG는 지난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투수 정우영과 3루수 문보경이 상대 번트 타구가 떴을 때, 콜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염 감독은 디테일, 기본을 중시하는 지도자다. 그 자신의 철학을 LG에 입히겠다고 시즌 전부터 강조했는데, 기본이 안된 어이없는 플레이에 SSG전을 앞두고 답답함을 표시했다. 그런데 이날 더 황당한 실수가 나왔으니 염 감독 입장에서는 천불이 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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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1사 1루 찬스. 염 감독은 대주자 신민재를 기용했다. 타석에는 오지환. 노경은에 2B2S으로 몰렸다. 포크볼이 주무기인 노경은이기에 오지환을 유인할 타이밍이었다. 여기서 신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포크볼이 떨어지니 SSG 포수 김민식이 2루 송구를 힘들게 할 수밖에 없었고 신민재가 살았다. 2사도 아니고 1사 상황이었기에 도루를 할 거라 예상하기 힘든 순간 허를 찔렀다. 그리고 포크볼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았다.
신민재가 2루에 있자, SSG 외야수들은 전진 수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풀카운트니 오지환의 컨택트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오지환이 가볍게 우익수 방면으로 공을 보냈고, 우익수 플라이가 돼야 할 타구는 전진 수비 여파로 끝내기 안타가 됐다. 신민재의 도루 하나가 모든 상황을 바꿔버린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