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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이 다르네요" 안우진이 보여준 연패 탈출의 정석, 이것이 에이스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3-04-26 09:36 | 최종수정 2023-04-26 12:07


"레벨이 다르네요" 안우진이 보여준 연패 탈출의 정석, 이것이 에이스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7회 무사 1, 3루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안우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5/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레벨이 다르다."

투수 전문가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25일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를 현장에서 중계했다. 그리고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7이닝 무실점 역투를 지켜봤다. 양 위원은 "이제 레벨이 다른 투수가 됐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키움이 KT를 꺾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1대0 신승이었다. 그 중심에는 안우진이 있었다. 7이닝 1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 완벽투. 마지막 7회 무사 1, 3루 대위기를 맞이했지만 그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는 모습에서 리그 최고 우완의 향기가 느껴졌다.

투구수 95개. 6회까지 투구수가 많았다면 7회 위기를 제 손으로 처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불펜에게 위기를 넘겼다면, 연패 상황에서 1점차 살얼음 승부를 지켜낼 투수는 없다고 봐야 했다. 안우진은 "7회 투구수가 늘어나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일요일 등판 때문에 투구수 100개 제한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레벨이 다르네요" 안우진이 보여준 연패 탈출의 정석, 이것이 에이스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 안우진이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5/
6회까지는 노히트 피칭을 했다. 압도적이었다. 7회 선두 알포드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무사 1, 3루 상황서 장성우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고 문상철의 스퀴즈 때 홈에서 주자를 잡아내는 침착한 수비 능력까지 과시했다. 마지막 대타 김준태 삼진 때는 158km의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렸다. 양 감독은 "아웃 카운트가 필요할 때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아웃 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9km를 찍었다. 신구종 스위퍼 구사 가능성까지 보여줬다.

팀이 연패에 빠지면 선수단이 자신감을 잃는다. 특히 타선이 집단 침묵을 하는 경우가 많다. 투-타 엇박자가 일어난다. 타자가 점수를 조금 내면 투수가 무너지고, 투수가 잘던지면 점수를 못빼는 식이다. 이날 키움 타선도 집중력이 부족했다. 안타 7개, 볼넷 3개를 얻어내고도 겨우 1점을 냈다. 4회말이 연패팀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연속 3개 볼넷으로 얻어낸 무사 만루 찬스에서 5-6-7번타자가 삼진-삼진-외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득점에 실패했다.


"레벨이 다르네요" 안우진이 보여준 연패 탈출의 정석, 이것이 에이스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선두타자 알포드에게 안타를 허요한 키움 안우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5/
때문에 연패를 끊을 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선발투수가 상대를 완벽하게 눌러버리는 것이다. 완투에 가까운 압도적 피칭을 해줘 승리를 따낼 때, 타선도 연패 탈출에 대한 부담을 덜고 다음 경기부터 살아난다. 그래서 한 시즌을 끌고갈 때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은 이어주는 에이스의 존재가 꼭 필요한 법이다. 그 모습을 안우진이 제대로 보여줬다.

안우진은 이날 자신의 힘으로 개인 2승째를 거뒀다. 이번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는다. 5경기 모두 6이닝 이상 투구를 했고, 2실점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 시즌부터 하면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이다. 승수로만 평가할 수 없는 안우진의 행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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