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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경기 출전 0타석. 모두가 오지환을 환호할 때 끝내기를 이끈 숨은 게임체인저가 있다[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4-26 10:22 | 최종수정 2023-04-26 14:00


16경기 출전 0타석. 모두가 오지환을 환호할 때 끝내기를 이끈 숨은 게…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8회 2루 도루 후 볼이 빠진 사이 3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되고 있는 신민재.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4.22/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야구 경기에서 모두가 에이스가 되고 해결사가 될 수 없다. 1군과 2군으로 나뉘어지고 1군에서도 주전과 백업이 나뉜다. 실력과 팀 사정에 따라 자신의 역할이 나눠진다. 그리고 각각의 선수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팀이 좋은 성적이 난다.

대주자, 대수비 요원. 사실 잘 드러나지 않는 역할이다. 그러나 접전 상황에선 그야말로 '게임 체인저'가 되기도 한다.

25일 잠실 SSG 랜더스전서 LG 트윈스 신민재가 그랬다. 벤치에 있던 그는 9회말 대주자로 나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도루를 성공시켰다.

전문 대주자 요원으로 나서고 있는 신민재는 4-4 동점인 9회말 1사후 2번 문성주가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LG 염경엽 감독은 아껴둔 대주자 신민재를 내보냈다. 3번 오지환 타석 때 도루 타이밍을 잡고 있던 신민재는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SSG 투수 노경은이 주무기인 포크볼을 던질 때 2루로 달렸고, 포수 김민식이 원바운드로 잡은 공을 2루로 정확하게 던졌지만 세이프됐다. 비디오판독까지 갔지만 세이프 확정.

1사 2루가 되자 SSG 외야수들은 안타 때 홈 승부를 위해 전진 수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7구째 낮게 오는 포크볼을 가볍게 친 타구는 SSG 우익수 한유섬이 전력질주를 했지만 못미쳤다. 신민재가 홈을 밟으며 5대4 끝내기. LG는 이 승리로 다시 1위로 올라섰다.

도루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버렸다. 만약 도루를 하지 않아 1루 상황에서 오지환이 같은 타구를 쳤다면 정상 위치에 있던 한유섬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도루로 끝내기 주자가 2루에 가자 외야수가 전진 수비를 할 수밖에 없었고, 노련한 타자 오지환이 큰 타구를 날려 경기를 끝냈다.

신민재는 올시즌 LG의 21경기 중 16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아직 한번도 타석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모두 7회 이후 대주자나 대수비로만 나갔고, 대주자로 나갈 경우 다음 수비 때 교체 되는 경우도 있어서 타격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5개의 도루를 기록해 문성주와 함께 도루 공동 4위에 올라있고, 득점도 6개를 기록했다.


한 경기에서 단 한번의 기회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는 어렵지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신민재는 지난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2-0으로 앞선 8회초 볼넷을 고른 김현수의 대주자로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하고 공이 뒤로 빠져 3루까지 간 뒤 문보경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LG는 안타 하나 없이 신민재의 발로 쐐기 득점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디테일 야구를 강조하는 염 감독에게 신민재는 꼭 필요한 인물이다. 그리고 25일 신민재의 도루로 LG는 다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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