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고의4구를 선택했던 삼성 벤치, 너무나 잔인했던 결말.
결국 찬스는 키움에 왔다. 연장 10회초. 삼성은 지난주 키움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태훈을 야심차게 투입했다. 이적 후 1승2세이브. '대박 트레이드'라는 평가를 받은 가운데 친정팀까지 집어삼키러 나왔다. 만약 트레이드 매치에서 김태훈이 활약한다면 엄청난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다음 타자는 4번 러셀이었다. 러셀이 공갈포라면 모를까, 이번 시즌 KBO 무대에 데뷔해 꾸준하게 방망이를 치고 있고 최근 타격감도 나쁘지 않았다. 10회말 공격이 남아있는 가운데 주자를 쌓아 러셀에게 장타를 허용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투수 입장에서는 4번 외국인 타자가 훨씬 더 부담스러운 상대다.
차라리 단타를 맞는다는 전제 하에 외야 수비를 당기는 승부를 펼쳐 김혜성과 승부를 벌여보는 게 현명한 선택일 수 있었다. 끝내기 상황 수비라면 고의4구 선택을 더 이해할 수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삼성은 10회말 마지막 공격을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 벤치도 여러 데이터 등을 분석해 김혜성을 거르고 러셀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통한의 스리런포로 삼성의 맥이 풀렸다. 김태훈도 힘이 빠졌다. 이어 등장한 임병욱에게 충격의 백투백 홈런까지 내줬다. 러셀에게 사실상 KO펀치를 맞은 김태훈을, 마운드에 그대로 둔 선택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친정을 상대로 무조건 잘던지고 싶었을 김태훈이었을텐데, 이 경기 여파가 다음 등판까지 미치지 않을까 걱정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