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투수 오승환(41)이 역사적인 데뷔 첫 선발 등판을 마친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마무리 직을 잠시 내려놓은 뒤 코칭스태프는 오승환의 완벽 부활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했다.
그 중 하나가 1군에서 잠시 빠져 조정의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오승환이란 대투수의 상징성과 여러가지 교통 정리가 필요한 부분들이 있었다. 내부적으로도 찬반 의견이 살짝 엇갈렸다.
때 마침 임시 선발이 나서야 하는 빈 경기가 있었다. 선수가 받아들였고,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살얼음판 1점 차 승부가 이어졌던 KT와의 지난 주말 3연전 내내 오승환이 불펜에 없었던 이유다.
|
어차피 며칠 간 등판은 불가능하다. 종전 1경기 최다투구수(59구)를 훌쩍 넘은 데뷔 후 최다 투구 수. 불펜에서 뛰던 때의 2~3배를 소화한 만큼 당분간 휴식은 불가피 하다. 경기에서 갑작스레 많은 공을 전력으로 던진 만큼 며칠 간 혹시 모를 몸 상태 이상 여부도 면밀하게 체크해야 한다.
오승환도 선발 등판 직후 2군행에 대해 "어차피 3~4일 쉬어야 하기 때문에 빠지게 됐다"며 "미리 조율을 했다. 제가 더 잘해야 한다"며 애써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오승환의 선발 등판 경기는 일회성이었다. 평소보다 길게 던지면서 밸런스와 구위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 열흘 후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는 건 아니다. 복귀 후에는 다시 본업인 불펜으로 복귀한다.
이를 위해 오승환은 1군과 동행하지 않고 2군에 내려가 휴식 후 훈련을 통해 완벽 부활과 마무리 복귀를 준비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이날 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5안타 무4사구 6탈삼진 3실점 했다.
낯선 선발 마운드에서 1,2회 실점했지만 살아난 구위와 공격적 피칭으로 2회 2사 후부터 5회까지 10타자 연속 범타행진을 벌였다. 최고 구속 149㎞의 빠른 공과 예리하게 떨어지는 커브볼로 6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좋지 않았던 때와 비교할 때 그래도 힘이 실린 느낌이 들었다"며 마무리 복귀의 희망을 발견했다.
|
평일임에도 오승환 선발 경기를 보기 위해 1만3394명이나 라팍을 찾은 홈팬들을 향해 그는 "팬 여러분이 어려운 시간을 내주셔서 응원을 오셨는데 감사하다.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지 모를 이날의 선발 경험을 토대로 오승환은 좋았던 때의 모습을 되찾아 돌아올 예정이다. 자리를 비우는 열흘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