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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지독했던 슬럼프. '국민타자'는 기다림과 개입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5월에 들어서도 두산의 타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일까지 치른 5월 4경기에서 타율이 2할2푼1리로 떨어졌고, 득점권 타율은 1할7푼9리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3연패로 돌입한 부산 롯데 자이언츠 3연전. 두산은 선발 라인업에 다소 변화를 줬다. '부동의 4번타자'로 생각됐던 김재환을 3번 타순에 배치했고, 양의지가 4번타자로 나섰다. 5번타자 자리는 양석환이 채웠다.
현역 시절 최고의 타자였다고는 하지만, 이 감독 역시 시즌을 치르다보면 슬럼프를 만나기도 했다. 그만큼, 선수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감독은 "(타격 부진에 빠지면) 굉장히 힘들다. 주위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들어오지 않는다. 옆에서 괜찮다 괜찮다고 하지만 괜찮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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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순 변화도 선수들의 이런 심리를 읽은 선택이었다. 직접적인 이야기보다는 분위기 환기로 감을 찾길 바랐다. 이 감독은 "스태프가 더욱 연구해야 한다.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지만, 분위기는 우리가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덜 죽도록 독려하고 격려할수도 있고, 또 뒤에서 멀찌감치 지켜볼 때는 지켜보는게 역할"이라며 "코치들도 있고, 또 코치들이 못 보는 부분을 동료들이 볼 수있으니 서로 대화를 많이하고, 그 부분에서도 정답을 찾을 수 있다"라며 "선수들이 너무 처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곧 좋아질 것"이라고 바랐다
이 감독의 믿음은 9일 롯데전에서 보답받았다. 두산은 장단 11안타를 치면서 5대2로 승리했다. 주장 허경민이 3안타로 앞장섰고, 올 시즌 주전 도약을 노리고 있는 양찬열도 3안타로 공격을 이끌었다.
두산은 3연패에서 벗어났고, 조금은 짐을 벗어던진 채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