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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재원 해설위원이 간과한 것, 자신이 일반인이 아니라 야구인이라는 것.
다시 말해 야구 선배인 박찬호가 선수들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것에 선수들이 이미지상 좋지 않게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게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기보다, 자신과의 악연 때문에 갑작스러운 저격성 발언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로 뛸 때 박찬호와의 사건이 있었다. 박찬호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뛸 때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오재원을 상대했는데, 당시 파울 타구가 오재원의 발을 때렸지만 박찬호는 공에 맞지 않은 오재원이 파울로 만들기 위해 발에 맞지 않은 채 연기를 했다고 오해한 것. 해설 중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자 이 문제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했고, 논란이 되자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며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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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야구인이어도 억울함을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화난 것을 가지고, 국민을 거론하며 감사한 마음을 모른다는 등의 발언은 지나쳤다. 자신이 나쁘게 보는 사람은, 모든 국민이 나쁘게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너무 감정적이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싸울 거라면 박찬호 때문에 피해를 본 선수들의 사례도 더 구체적으로 거론했어야 했다. 예를 들어 도쿄올림픽 당시 더그아웃에서 껌을 씹는 강백호(KT)를 비판한 박찬호에 대해 선수 본인은 속상했겠지만 국민들은 지적이 지나치다고 반감을 갖고 있을까.
오 위원은 현역시절 불같은 언행으로 자주 구설에 오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해설위원으로 변신하고 호평을 받고 있었다. 다른 베테랑 해설위원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선수 시각의 해설로 주목을 받았다. 작전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풀어주고, 실책이 나오면 왜 그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했는지에 대한 설명 등은 정말 참신했다. 하지만 이번 뜬금 없는 인터뷰 하나로 잘 쌓아가던 이미지가 한 번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틀에 박힌 해설을 비판하고 싶었다면, 딱 거기까지여야 했다. 자신이 그렇게 강조한 이미지를 스스로 깎는 행동이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