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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지마란 이런 것. 4연속 실패→최저 몸값 영입→그라운드 홈런→안타-타점 1위. 맑은 눈의 광인 잠실 접수[SC초점]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3-06-19 02:08 | 최종수정 2023-06-19 05:40


새옹지마란 이런 것. 4연속 실패→최저 몸값 영입→그라운드 홈런→안타-타…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2루 LG 오스틴이 그라운드 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18/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4번 연속 실패 끝에 드디어 물건을 건졌다. 오스틴 딘이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인물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오스틴은 18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때리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팀의 15대3 대승을 이끌었다. 1회말 두산 선발 장원준으로부터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친 오스틴은 2회말엔 바뀐 이형범을 상대로 중전안타성 타구를 쳤으나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중견수 정수빈이 공을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리자 홈까지 파고들어 2타점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했다.


새옹지마란 이런 것. 4연속 실패→최저 몸값 영입→그라운드 홈런→안타-타…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2루 LG 오스틴이 그라운드 홈런을 치고 홈으로 파고들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18/
전력질주. 공이 뒤로 빠지는 순간부터 홈을 염두에 두고 달렸다. 처음에 안타를 친 뒤 1루로 달려갈 때만대호 공이 잡힐지 몰라 전력질주를 하지 않았으나 공이 빠지는 것을 확인한 순간부터 온 힘을 다해 뛰었다. 2루를 돌면서는 헬멧을 벗고 달렸다. 헬멧 무게까지 줄인 결과는 공이 포수 양의지에게 올 때 홈플레이트를 지나는 그라운드 홈런. 오스틴이 3루에 멈췄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고 7-1로 벌어지는 상황이라 승부의 추가 LG로 기우는 상황이었지만 그라운드 홈런으로 인해 경기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LG로 기울면서 사실상 승부가 끝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새옹지마란 이런 것. 4연속 실패→최저 몸값 영입→그라운드 홈런→안타-타…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LG 오스틴이 볼넷으로 출루 후 교체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18/
이렇게 열심히 하는 외국인 타자가 LG 역사상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LG에서 뛴 외국인 타자 중 가장 기억나는 3명을 꼽으라면 로베르토 페타지니(2008∼2009년)와 루이스 히메네스(2015∼2017년), 로베르토 라모스(2020∼2021년)를 말할 수 있다.

페타지니는 2009년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2리, 129안타, 2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LG 외국인 선수 첫 100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처음이자 유일한 타이틀 홀더이기도 했다. 출루율 4할6푼8리로 출루왕에 오른 것.


새옹지마란 이런 것. 4연속 실패→최저 몸값 영입→그라운드 홈런→안타-타…
LG 로베르토 페타지니. 스포츠조선DB
히메네스는 3루수로 결정력있는 타격을 선보였다. 2016년 135경기서 타율 3할8리, 161안타 26홈런 102타점을 올렸다. LG 외국인 선수 최다 타점 기록이자 최다 안타 기록도 가지고 있다. 라모스는 홈런으로 LG팬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했다. 2020년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은 2할7푼8리로 그리 높지 않았지만 38개의 홈런을 쳐 LG 한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썼다. 타점을 86개로 100타점에 오르지 못했다. 재계약을 했으나 부상으로 결국 낙마했다.

LG는 라모스가 떠난 이후 저스틴 보어-리오 루이즈-로벨 가르시아 등 영입한 타자 마다 부진했고, 지난 시즌 끝난 뒤 이호준 타격코치가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가 직접 보고 뽑은 아브라함 알몬테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돼 계약이 취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영입한 오스틴은 올시즌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적은 총액 7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가성비의 끝판왕'과 같다.


새옹지마란 이런 것. 4연속 실패→최저 몸값 영입→그라운드 홈런→안타-타…
2023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LG 오스틴. 잠실=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17/
19일 현재 타율 3할1푼7리, 80안타, 9홈런, 48타점을 기록 중인데 최다안타 공동 1위에 타점 1위를 달리고 있고, 장타율(0.504) 4위, 득점(42개) 4위, 타율 7위, 홈런 공동 7위 등 타격 부문별 순위에서 대부분 10위권 이내에 포함돼 있다.


그동안 4번타자로 활약했던 채은성이 FA로 한화 이글스로 떠나면서 중심타선 약화가 걱정됐으나 오스틴이 4번을 맡아 맹활약하면서 LG의 타격 약점이 사라졌다.

페타지니 이후 14년만에 LG 외국인 타자가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오스틴의 최근 활약은 분명 기대감을 갖게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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