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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권 타율 최하위 수준' 사라진 허슬두, 쓴소리 효과도 안보인다

최종수정 2023-06-23 12:06

'득점권 타율 최하위 수준' 사라진 허슬두, 쓴소리 효과도 안보인다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9회말 두산 양의지가 솔로홈런을 치고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2/

'득점권 타율 최하위 수준' 사라진 허슬두, 쓴소리 효과도 안보인다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SSG가 5대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4연패에 빠진 두산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3.06.22/

'득점권 타율 최하위 수준' 사라진 허슬두, 쓴소리 효과도 안보인다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SSG랜더스의 경기가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수들이 1대3 패배를 확정짓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6.21/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확실하게 자신의 것을 찾아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던 외국인 타자를 곧장 1군에 등록했다. 사실상의 '위급 신호'다. 지금 두산 베어스는 중대 고비를 만났다.

두산이 4연패에 빠졌다. 주중 홈 잠실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두산은 30승1무33패로 어느덧 5할 승률에 -3이 됐다.

개막 이후 최고 위기다. 두산은 시즌 초반 투타 집중력을 앞세워 꾸준히 5할 이상 승율을 유지해왔다. 지난 5월초 패가 늘어나며 0.467의 승률로 6위까지 떨어졌을때도 곧장 연승 행진을 타며 회복에 성공했다. 4위까지 올라섰던 두산은 22일 패배로 6위까지 밀려났다. 이제는 키움, KT, KIA와 5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 전반기인만큼 당장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5할 승률을 심리적 안정의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지금까지와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다.

최근 두산의 야구를 보면,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산 야구의 상징은 '허슬'이었다. 지고 있어도 결국은 이길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강팀 두산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야구를 잘한다', '두산처럼 야구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 타 팀에서도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두산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줄부상, 주축 투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 이탈 등은 분명 인력으로 막을 수는 없는 부분이다. 운이 크게 작용한다. 이 부분에 있어 두산은 올해 운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를 봐도 문제점은 드러난다. 두산의 올 시즌 팀 OPS는 0.694로 중위권 수준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227로 한화(0.220)와 더불어 최하위권이다. 선취점을 냈을 때의 승률은 0.676으로 전체 7위에 불과한데, 선취점을 빼앗겼을 때의 승률도 0.241로 8위에 해당한다. 점수를 먼저 내도 불안한 승부가 이어지고, 반대로 점수를 빼앗겼을때 뒤집어서 이길 확률이 매우 낮다는 뜻이다.

몇몇 야구인들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져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에 대해 "집중력보다도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체력적으로 조금 부침이 있다보니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게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밖에서 보시기에도 '집중력이 떨어져보인다'고 하면 뭔가 문제는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두산은 교체 투수 브랜든 와델이 24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갔던 로하스도 불러올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로하스 콜업 기준을 "단순한 2군 기록이 아니라 명확히 자신의 것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그런 로하스를 지금 시점에서 불러올린 것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두산은 올 시즌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지난해 정규 시즌을 9위로 마쳤고, 사실상 새로운 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좋은 선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FA로 다시 데려온 양의지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외 베테랑 선수들은 존재감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는다. 예상만큼 성장해주지 못하고 있는 세대 교체의 핵심 자원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투타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두산 소속 선수는 양의지와 알칸타라 그리고 홍건희(세이브), 정수빈(도루) 정도 뿐이다.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각종 수비 실책이 난무하며 총체적 난국으로 대패한 두산은, 경기 종료 후 코칭스태프가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주선했다. "이런 경기는 다시는 해서는 안된다"는 쓴소리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두산은 3경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오히려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끈질기게 따라붙고 지고 있어도 지지 않을 것 같은 기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다"고 했다. 이제는 선수들이 보여줄 차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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