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경기. 스트레일리가 1회를 마친 후 들어오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20/
숫자 자체는 슬럼프라고 보기엔 아주 나쁘진 않다. 하지만 많은 출루에도 위기관리 능력으로 어떻게든 버티는 이른바 '꾸역투'가 대부분이었고, 경기 내용은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5경기 평균 5이닝을 밑돌만큼 스트레일리의 강점인 이닝 이팅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퐁당퐁당 기복을 보일지언정 되는날은 언터쳐블인 반즈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외인 에이스의 역할에 걸맞는 모습은 전혀 아니다.
"완전히 볼넷이 많거나 제구가 안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컨디션이 꾸준하지 못했다. 카운트 싸움도 계속 불리했고, 스스로 위기를 만드는 모습이 있었다. 인필드플라이처럼 수비진의 도움을 받는 장면도 있었고, 고승민의 실수도 있었지만, 불펜에 여유가 있어 스트레일리를 내리고 빠르게 승부를 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패하긴 했지만, 6회 이후 불펜진이 잘해준 덕분에 동점을 만드는 발판을 만들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롯데의 경기. 4회초 2실점한 스트레일리가 고개 숙인 채 내려오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6.8/
'외인 에이스' 스트레일리보다는 김진욱 김상수 등 불펜진에게 좀더 신뢰를 부여한 셈이다. 스트레일리 스스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트레이드마크였던 풍성한 수염을 깔끔하게 밀고 경기에 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