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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8강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이렇게 만났잖아요. 우승하라고 했습니다."
용마고는 탈락했지만, 용마고의 에이스는 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KBO리그 10개 구단 관계자들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7~8개팀 스카우트도 찾아와 장현석을 관찰했다. 6이닝을 넘긴 9회초 수비에도 154㎞ 직구를 꽂아넣자 현장에는 탄성이 흘렀다. 하늘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스스로를 다잡는 장현석의 투혼도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마친 뒤 장현석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그는 황준서를 먼저 찾아가 악수를 나누며 '우승하라'는 덕담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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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황준서가 보여줄 차례다. 황준서는 올시즌 13경기에 등판, 40이닝을 소화하며 6승1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중이다. 탈삼진 46개를 잡을 동안 4사구는 15개 뿐이다.
하지만 이번 청룡기에선 내심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6강 유신고전에서 3⅔이닝 4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했고, 이날 용마고전에선 실점은 없었지만 앞선 투수 조동욱의 기출루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가까스로 1점차 승리를 지켜내긴 했지만, '장현석vs황준서'에 쏟아진 관심에 비하면 싱거운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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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서도 "100% 컨디션이 아니었어요"라며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몸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일찌감치 3회부터 몸을 풀다 8회에 비로소 등판하면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던 것.
올해 황준서는 체중을 5kg 늘리면서 직구에 한층 힘이 붙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구속도 평소에 미치지 못했다.
"오늘 장현석 선수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공을 던지는 모습도, 경기 운영도 정말 좋더라고요. 오늘을 바탕으로 저도 다음 경기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습니다. 4강, 결승에선 다른 투수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또 제가 좀더 오래 던지고 싶어요. 감독님 믿음에 부응하고 싶습니다."
황준서에겐 아직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무대가 남아있다. 장현석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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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