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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AL 최고의 홈런왕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타이틀 2연패를 할 수 있을까.
저지는 1회말 1사후 워싱턴 좌완 선발 맥킨지 고어의 84.4마일 한복판 커브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겼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그랜드슬램을 그렸다. 2사 만루서 고어의 2구째 94.4마일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또다시 중앙 펜스를 넘겨버렸다. 발사각 33도, 타구속도 112.8마일, 비거리 437피트. 이어 7회에는 상대 왼손 호세 페러의 95.3마일 바깥쪽 높은 직구를 밀어때려 우측 펜스를 살짝 넘겼다. 홈런 3개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이인 6타점을 쓸어담았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저지가 한 경기에서 3개의 아치를 그린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AL 역대 한 시즌 최다인 62홈런 기록을 세울 때도 2홈런 경기가 11번 있었을 뿐이다. 발가락 부상에서 벗어나 지난달 29일 복귀한 저지는 이후 이날까지 22경기에서 8홈런을 터뜨렸다. 그런데 최근 5경기에서 5개를 몰아친 것이다. 다시 말해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장타 감각이 되살아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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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로는 올해 더 이상 나설 수 없고, 타자로도 온전히 힘을 쓰며 홈런포를 가동할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AL 홈런 2위는 33개를 친 시카고 화이트삭스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다. 저지와는 불과 6개 차이.
재밌는 것은 현재 양키스 선수 중 한 경기 3홈런 기록이 있는 선수가 저지 이전에 둘이나 된다는 점이다. 바로 앤서니 리조와 카일 히가시오카다. 리조는 지난해 4월 2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3홈런을 친 바 있다. 히가시오카는 2020년 9월 1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홈런 3방을 몰아쳤다.
이 때문에 저지는 두 선수로부터 종종 "홈런 3방도 쳐본 적 없는 타자"라는 놀림을 받았다고 한다. 경기 후 저지는 "나한테 항상 그런 말을 했던 친구들이다. 매 경기 2개씩 칠 수는 있어도 3개는 못 친다고 놀렸다"며 활짝 웃은 뒤 "그러더니 '요즘 치는 걸 보니, 자네도 이제 우리와 같은 회원이 될 것 같군'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양키스 선수가 한 경기에 만루포를 포함해 3홈런을 때린 것은 2005년 4월 27일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에인절스전에서 기록한 이후 18년 만이다. 또한 팀이 9연패 이상을 당하고 있을 때 3홈런을 때리며 팀 승리를 이끈 사례로는 1952년 밀워키 브레이브스 에디 매튜스와 1980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프레디 파텍에 이어 저지가 역대 세 번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