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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발로는 득점을, 방망이로 결승타점을, 글러브로 실점을 막았다.
초반엔 좋지 않았다. 1회초 첫 타석에 유격수앞 땅볼로 잡힌 박찬호는 3회초 2사 1,2루의 찬스에서는 2루수앞 땅볼로 아웃됐다. 5회말 수비 때는 오윤석의 투런포로 1-2로 역전당한 뒤 김준태의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책을 하는 바람에 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6회부터 박찬호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먼저 동점 득점부터.
2-3으로 뒤진 8회초엔 1사후 KT의 홀드 1위 박영현을 상대로 볼넷을 골랐고, 2사후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최형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3-3 동점을 만들었다.
8회말엔 결정적인 실점을 막는 수비를 선보였다. 2사 2루서 장성우의 3루 강습 타구가 3루수 김도영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튀었는데 바로 옆까지 왔던 박찬호가 이를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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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팀을 승리로 이끄는 안타를 때려냈다.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선 박찬호는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1루측 라인을 살짝 벗어나는 파울을 친 뒤 볼을 하나 골랐다. 2B2S에서 6구째 130㎞의 포크볼이 가운데 높게 오자 때려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어 나성범의 중월 3루타 때 쐐기 득점까지 했다.
9회초 타석에 들어서기전 이범호 타격코치와 한참을 얘기했던 박찬호는 "코치님께서 '여기까지 왔는데 못치면 죽는다'고 하셨다. 긴장 풀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며 웃었다.
9회초 상황을 묻자 "코치님께서 상대 투수에 대해 어떤 패턴으로 공략할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나도 자신있었다"면서 "김재윤 선배가 구위가 너무 좋았다. 직구가 너무 좋아서 차라리 변화구를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변화구가 몰려서 와 운좋게 안타가 나온 것 같다"라며 웃었다.
시즌 타율이 2할9푼8리인데 득점권 타율이 3할4푼1리나 된다. 박찬호는 "득점권은 솔직히 더 자신있다"고 했다. "내가 9번에서 치든, 1번이나 2번에서 쳐도 뒷타자가 나보다 더 잘친다. 그래서 상대 투수가 내 뒷타자와 승부하기 보다는 나와 승부를 하려고 한다"는 박찬호는 "그래서 나에게 볼배합이 더 편해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자신과 정면승부를 하기 때문에 잘 칠 수 있다는 것.
8회말 김도영이 놓친 타구를 잡아 아웃시킨 것에 대해선 "서로 최선을 다한 플레이였던 것 같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그 실수를 누군가가 만회해주면 더 좋은 거다. 여러모로 우리가 이기려고 그렇게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해 8월까지 2할9푼의 좋은 타율을 보였던 박찬호는 9월 이후 타율이 2할6리로 떨어졌다. 박찬호는 "작년에 8월까지 잘했지만 9,10월에 못했다"면서 "올해는 9,10월에 어떻게 버틸지가 중요하다. 거기서 내가 성장했는지 안했는지가 갈릴 것 같다. 언제나 열심히 했고 발전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랄 뿐이다. 일단 9월까지만이라도 잘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