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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루, 2루, 그리고 3루를 돌아 홈까지. '하남자' 하재훈의 쾌속 질주가 시원한 한 방을 만들었다.
거의 홈런이 될 뻔 하다가 간 발의 차로 담장 상단 앞부분을 맞고 떨어지는 타구. 두산의 외야수들이 타구를 잡기 위해 뛰어가는 시간을 감안했을때 최소 3루타가 될 수 있는 타구로 보였다. 처음에는 타구를 바라보며 뛰던 하재훈은 2루를 돌아 엄청난 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저하지 않고 3루를 돌아 홈까지 들어왔다. 김강민은 이미 홈에 들어온지 오래. 하재훈의 여유있는 세이프로 속칭 '그라운드 홈런'으로 불리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터졌다.
3-5로 역전되면서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가 하재훈의 동점 투런 홈런, 그것도 발로 만든 홈런으로 단숨에 끌어올랐다. 흐름을 탄 SSG는 전의산의 역전 홈런과 역전 득점까지 포함해 7대5로 이겼다. 자칫 연패가 될 수 있었던 경기가 기분 좋은 재역전승으로 마무리 됐다. 하재훈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은 KBO 통산 94번째. SSG 구단 기록으로는 전신 SK 와이번스 포함 3번째다. SSG 구단에서는 2001년 조원우, 2012년 안치용에 이어 11년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하지만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투수 시절 첫 해에 '세이브왕'을 차지했던 하재훈은 타자 재전향 후 자신의 목표를 당당하게 '홈런왕'이라고 밝혀왔다. 특유의 시원시원한 성격에 팬들은 그를 '진짜 남자'라는 의미에서 '하남자'라고 부른다.
올 시즌에도 예상치 못한 골절 부상을 두번이나 당했지만, 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복귀했다. 하재훈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