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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LG전.
1사 후 박해민과 홍창기의 연속 안타로 1,3루. 신민재가 친 몸쪽 공이 먹힌 타구가 2루수 뒤쪽으로 떴다.
2루수 박민우가 뒷걸음질 치면서 역모션으로 잡아냈다.
이닝이 끝났고, 야수들이 모두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득점 인정이 되지 않자 LG 벤치에서 어필을 했다. 1루에 공이 도달하기 전에 박해민이 홈을 밟았으니 득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심판진이 이를 받아들여 LG의 득점을 인정했다. 1-1 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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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LG 어필 후 득점을 인정하느냐'는 논리였다. 심판진은 NC에 비디오 판독을 하라고 권했다.
결국 NC측 요청으로 비디오판독에 들어갔지만 판독 결과는 번복 없이 세이프. 강 감독이 다시 나와 설명을 요구했다. LG 항의로 인해 뒤늦게 번복한 게 아니냐는 주장.
하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 항의로 판단, 강인권 감독을 퇴장 조치했다. 송지만 타격코치 등이 계속 억울함을 토로하며 어필이 길어졌고, 경기는 5분 이상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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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던 선수가 있었다. NC 내야수 박민우(30)였다. 덕아웃 리더로 동료를 이끌고 더 큰 투지를 발휘했다. 리드오프 손아섭과 함께 7안타 3타점 4득점을 합작하며 5대3 승리를 끝내 쟁취했다. 손아섭이 4타수3안타 4득점으로 판을 깔자 박민우는 5타수4안타 3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특히 1-1 동점이던 3회말 활약이 돋보였다. 강인권 감독 퇴장 직후.
NC에 중요한 공격이었다. 선두 손아섭이 좌전안타, 박민우가 2루타로 무사 2,3루. 3번 윤형준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2-1 다시 리드를 잡았다. 결국 이 점수가 결승타가 됐다.
2-1로 앞선 4회에도 박민우가 힘을 썼다.
무사 1,2루에서 안중열의 번트가 3루와 1루 병살타로 이어졌다. 오른쪽 내전근 통증을 호소하며 안중열이 교체됐다. 2사 2루. 분위기가 처질 수 있던 상황. 손아섭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 박민우가 백승현의 4구째 147㎞ 빠른 공을 밀어 좌익수 키를 넘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4-1. 초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장악한 결정적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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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6회초 2사 1,2루에서 오스틴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격(2-4) 하자 박민우는 곧바로 6회말 2사 2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정우영의 150㎞ 투심을 당겨 우전 적시타로 다시 3점차(5-2)로 리드를 벌렸다.
공수에서 맹활약 하며 승리를 이끈 박민우는 이런 말을 했다.
"감독님 퇴장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어린 선수들이 동요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잘 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3연전 분위기가 좀 쎄했잖아요. 선수들도 그런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꼈거든요. 조금 휘말리는 듯한 느낌이었고, 투수교체할 때 내야수들이 모여 우리 더 집중하자고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수비에서도 빛났다. 특히 선발 최성영과 끊임 없이 소통하며 후반기 첫승을 도왔다.
"저는 사실 진정시키려고 노력한 것 밖에 없어요. 흥분하고 위기가 되면 템포가 빨라지고 자기 페이스에 못 던지니까 한 번씩 끊어주려고 했죠. 점수 차가 좀 있을 때는 그냥 줄 점수 주고 타자만 잡자고 했어요. 수비는 기복이 있으면 안되는 무조건 잘해야 하는 거니까 연습도, 집중도 많이 하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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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아 3회와 3루도루, 6회 2루도루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어느덧 시즌 21도루로 이 부문 5위. 욕심은 없을까.
"예전 신인 때처럼 스피드로 뛰기에는 저도 많이 떨어졌더라고요. 이제는 아무래도 조금 요령이 생기지 않았나 싶은데 순간 순간 타이밍적인 게 좀 보여서 뛰었습니다. 근데 좀 아쉬운 것 같아요. 시즌 초반부터 도루왕을 생각하고 뛰었으면 좀 더 많이 뛰었을 거 같은데 좀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고요. 도루 2위만 두 번 해 봐서요.(웃음)"
말은 이렇게 해도 박민우는 올시즌 큰 욕심 없다. 유일한 욕심은 창원NC파크 첫 가을야구다.
"올해 개인적 목표는 없어요. 장기 계약 첫해인 만큼 올해는 남은 경기 다 나가서 꼭 팀을 가을야구에 진출시켜 여기(NC파크)에서 첫 포스트시즌을 하고 싶어요. 진심입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