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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2할이 안되는데?" 쇼월터의 눈을 사로잡은 놀라운 기록들, 그러나 감탄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9-21 12:47 | 최종수정 2023-09-21 12:49


"타율 2할이 안되는데?" 쇼월터의 눈을 사로잡은 놀라운 기록들, 그러나…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가 19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회초 투런홈런을 치고 들어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타율 2할이 안되는데?" 쇼월터의 눈을 사로잡은 놀라운 기록들, 그러나…
뉴욕 메츠 벅 쇼월터 감독.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작년처럼 100득점을 또 올렸군. 100타점도 곧 되겠어. 삼진은 200개가 넘고, 타율은 2할이 안될 것 같아. 볼넷이 120개나 되네."

벅 쇼월터 뉴욕 메츠가 감독이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한 선수의 기록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내뱉은 말이다. 그러더니 잠시 표정을 멈추고는 "야구 역사에서 이런 기록을 본 일이 없다"면서 "요즘 시대에 우리가 한 일은 삼진의 수치심을 없앤 것"이라고 감탄했다.

도대체 누구의 기록을 보고 한 말일까.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40홈런-1할대 타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좌타 거포 카일 슈와버(30)다.

메츠는 오는 22일부터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필라델피아와 원정 4연전을 갖는다.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시즌 성적을 미리 훑어 보면서 카일의 기록에 놀라움을 표시한 것이다.

슈와버는 21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득점 2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그는 이날 타율 2할 탈환을 노렸지만, 무안타에 그치는 바람에 0.197(554타수 109안타)로 다시 떨어졌다.

슈와버는 1할8푼대를 벗어나지 못하다 이달 들어 멀티히트 게임을 5번이나 펼치며 0.201까지 끌어올렸지만, 최근 무안타 경기가 늘어나면서 다시 1할대로 떨어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슈와버는 홈런과 볼넷 부문서는 최정상급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45홈런으로 이 부문서 애틀랜타 좌타 거포 맷 올슨(52)에 이어 메츠 피트 알론소와 함께 NL 2위를 달리고 있다. 볼넷은 122개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후안 소토(126개)에 이어 양 리그를 합쳐 두 번째로 많다.


"타율 2할이 안되는데?" 쇼월터의 눈을 사로잡은 놀라운 기록들, 그러나…
카일 슈와버가 지난 17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회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슈와버는 이날 현재 34안타 이상을 때린 타자 377명 중 안타보다 볼넷이 많은 유일한 선수다. 단타가 46개로 홈런보다 1개 많을 뿐이다. 삼진(204개)과 홈런이 많은데 볼넷까지 많은 타자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타율이 1할대까지 처진 선수는 드물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40홈런 이상을 때린 선수들 중 최저 타율의 주인공은 2012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애덤 던이다. 그해 41홈런을 친 그는 타율이 0.204였다. 40홈런-1할 타자는 없었다. 1할대 타율에 불구, 슈와버는 출루율이 0.345에 이른다. 규정타석을 채운 136명 가운데 타율이 꼴찌인데, 출루율은 44위나 된다. 타점은 NL 공동 7위, 득점은 7위, OPS는 22위다.

빅리그 지휘봉만 22시즌을 잡은 명장 쇼월터 감독의 눈에도 홈런과 타율 뿐만 아니라 득점과 타점, 볼넷, 삼진 등 슈와버 이런 기록들이 희귀했던 모양이다.

필라델피아 에이스인 잭 휠러는 "슈와버는 파워넘치는 타격을 꾸준히 보여주는 선수다. 그저 가벼운, 짧은 홈런이 아니다. 굉장이 멀리 날아가는 홈런들이다. 저기 찹 하우스(Chop House) 지붕에 떨어지는 홈런도 봤다. 멋진 타구들"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슈와버는 지난해 155경기에 출전했으며, 올시즌에는 딱 1경기에 결장했을 뿐이다. 건강하다는 얘기다. 필라델피아와는 지난해 3월 4년 79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그는 작년 타율 0218, 46홈런, 94타점, 100득점, OPS 0.827을 기록했다. NL 홈런왕이었다. 작년(200개)에 이어 올시즌에도 최다 삼진을 당하고 있지만, 그에게는 훈장이나 다름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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