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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정말 부상이 문제였나.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또 한 번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대표팀은 22일 투수 이의리를 교체한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이의리가 부상에서 회복 중이나, 대회 기간 최상의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교체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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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엔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이 이의리의 투구를 지켜봤다. 이의리 외에도 대표팀 합류를 앞둔 노시환(한화) 최원준(KIA)도 이날 경기에 나섰지만, 이들의 포커스는 부상 회복 후 선발 등판한 이의리의 투구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현장 점검 하루 뒤 나온 이의리 교체,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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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가 국제대회 출전이 임박한 시점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도 '부상이 아닌 부진으론 교체할 수 없다'는 게 기조였다. 하지만 이번 이의리 교체는 부진이 결정적 역할을 한 모양새다. 대표팀 스스로 원칙을 저버리는 선택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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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하는 대표팀 감독 입장에선 확신이 서지 않는 카드를 안고 가기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소집 하루를 남겨두고 느닷없이 펙트에 맞지 않는 이유(부상)를 들어 교체를 통보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지엔 물음표가 붙는다.
일생일대의 도전 여정을 하루 앞두고 낙마하게 된 선수에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소집을 염두에 두고 이의리의 몸 관리에 각별히 신경쓴 KIA도 허탈하긴 마찬가지다.
이번 대표팀은 각 팀별로 선수 선발을 3명씩 선발하기로 했다. LG(고우석 문보경 정우영), NC(김형준 김영규 김주원), 삼성(김성윤 김지찬 원태인)이 기준점에 닿아 있다. 나머지 팀에서 대체 선수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피말리는 막판 순위 싸움이 전개 중인 와중에 소집 하루 전에 갑자기 선수를 내줘야 하는 구단은 사실상 '희생'을 강요당하는 셈이다. 교체 과정에서 명분까지 사라진 터라 더더욱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 출항도 하기 전부터 스스로 논란을 자초한 류중일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