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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24일 창원 마산구장의 경기는 특별했다.
권정웅은 2015년 2차 6라운드(전체 55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지난해 방출됐던 그는 NC에서 새출발을 했고다. 올해 1군 콜업은 없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플레잉코치로 후배 선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1군 통산 성적은 75경기 타율 2할.
이들은 스스로를 "주목받은 선수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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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태는 "남동생도 야구를 하다보니 그걸 보고 따라해서 그런지 잘 던지더라"고 웃었다. 권정웅 역시 "평소에도 공을 주고 받을 일 없는데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서 시구를 해서 공을 잡아보니 뭉클했다"고 했다.
이들의 은퇴 행사 때는 일본 구단도 함께 했다. 교류전을 치르고 있는 소프트뱅크 3군 측은 선수들의 '은퇴 경기'라는 이야기에 먼저 도열해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기념 촬영이 끝난 뒤 시작된 경기. 2-9로 지고 있던 9회초. 마운드에는 김건태가 올라왔다. 포수는 권정웅으로 바뀌었다. 이들의 마지막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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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에게 쏠린 시선. 권정웅도 주인공이 됐다. 홈런 이후 후속 아웃카운트는 포수 파울 플라이로 올라갔다. 권정웅은 집중력을 보이면서 그대로 타구를 잡아냈다. 김건태는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닝 종료.
김건태는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게 직구를 많이 던지고 몸쪽 승부를 하는 것이었다. 1년을 쉰 나도 이렇게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홈런을 맞았지만 자신있게 던졌던 만큼 후회는 없다"고 웃었다.
이 순간 만큼은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둘. 이닝을 마친 뒤 서로를 안아주며 앞날을 응원했다. NC 선수단은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선수 김건태와 권정웅에게 마지막 더그아웃 귀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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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태는 "야구를 그만뒀는데도 이렇게 큰 행사를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 가족까지 오고 그러니 어릴 때 야구를 했던 기억이 다 지나가는 느낌이었다"라며 "연수코치인데 정식 코치가 된다면 앞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더 올라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권정웅은 "이적해서 오래 뛰지 못했는데도 이렇게 생각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선수로서는 항상 내가 가진 능력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는데 새로운 길에서도 그 마음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