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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가라앉았지만…" 선발 꼬리표 떼고 마당쇠 자처. 생애 첫 태극마크 영광에 가슴떨리는 남자 [항저우현장]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10-04 10:25 | 최종수정 2023-10-04 13:31


"분위기 가라앉았지만…" 선발 꼬리표 떼고 마당쇠 자처. 생애 첫 태극마…
3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조별리그 태국과 경기. 투구하고 있는 대표팀 선발 나균안.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3/

[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포수도 아니고 투수로 대표팀에 가게 될줄은 몰랐네요."

첫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접했을 당시 나균안의 속내다. 태극마크는 그에게 남다른 영광이자 기쁨이었다.

그 마음을 보여줄 때가 왔다. 나균안은 3일 태국전에 선발등판,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 4개를 맞았지만 볼넷 없이 삼진 9개를 잡아내며 태국 타선을 힘으로 찍어눌렀다. 나균안의 호투 속 한국은 5회 콜드승으로 경기를 빠르게 마무리짓고 슈퍼라운드를 준비할 수 있었다.

올시즌 한층 향상된 구위와 제구에 포크볼까지 더해지면서 롯데 자이언츠의 선발 한 축을 책임진 나균안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6승7패지만, 3.46의 평균자책점과 111삼진, 40볼넷이란 기록은 선발로 풀타임 첫해를 보낸 나균안이란 투수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박세웅과 함께 토종 원투펀치로 활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불펜 경험이 많은 투수인 만큼, 당초 박세웅 원태인 문동주 곽빈 등의 뒤를 받치는 불펜 기용이 예상됐다. 쟁쟁한 선발진을 감안하면 나균안은 불펜 기용이 예상됐다. 선발과 불펜 모두 경험한 투수인 만큼 나균안은 항저우 입성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선발등판을 준비했다.


"분위기 가라앉았지만…" 선발 꼬리표 떼고 마당쇠 자처. 생애 첫 태극마…
3일 중국 항저우 샤오싱 야구장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조별리그 태국과 경기. 투구하고 있는 대표팀 선발 나균안. 항저우(중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10.03/
한국은 나균안의 호투와 4회까지 17점을 뽑아낸 타선 폭발을 앞세워 분위기를 바꿨다. 좌익수 김성윤의 낙구 실수로 인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연속 삼진으로 답했다.

이제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중국과의 일전에 모든 게 달렸다. 중국이 일본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한국이 슈퍼라운드 2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대만이 중국을 잡으면 대만-한국의 결승전이 이뤄진다.

경기 후 만난 나균안은 "대만전 아쉬운 결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저녁 늦게 끝나고 오늘 다시 아침 일찍 경기를 준비하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다.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 좋은 분위기로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돌아봤다.


주장 김혜성을 필두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결승가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나균안은 "대만보다 더 많이 준비하고 마음가짐을 다르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분위기 가라앉았지만…" 선발 꼬리표 떼고 마당쇠 자처. 생애 첫 태극마…
류중일 감독의 인정을 받고 있는 윤동희.
생애 첫 태극마크에 대한 남다른 속내도 전했다. 나균안은 "포지션을 떠나서 영광스럽게 자부심이 든다"면서 "몸관리는 한국에서부터 잘되어 있었다. 작년에 시즌 도중 불펜-선발 왔다갔다 했다. 불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 역시 나균안의 불펜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류 감독은 "(콜드게임이 되더라도)나균안에게 5이닝 전체를 맡길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나중을 생각한 체력 안배"라고 설명했다.


항저우(중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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