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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NC의 도박, 성공만 하면 정말 최고의 수가 될 수 있는데….
그래서 강인권 감독이 던진 승부수는 16일 KIA전 페디 등판이었다. 올시즌 처음 KBO리그 무대를 밟고 20승-200탈삼진 기록을 세운 최강 에이스. 현 시점 '페디 등판=1승'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가을야구에 나서는 NC의 최고 무기다.
강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제일 좋은 건 페디를 안쓰고 3위를 하는 거였다. 3위에 실패하더라도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떨어질 상황에 대비하는 수. 어떻게 보면 현실적인 선택지였다. 최선보다, 최악에 대비하는 포석이다.
그 사이 NC가 4위 SSG에 반경기 차 앞서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페디가 16일 KIA전 승리만 이끌어준다면, SSG와 두산의 맞대결 결과를 봐야겠지만 NC는 3위 가능성을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페디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면 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다.
반대로 NC가 페디를 등판시킨 경기에서 무너진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IA가 의욕 없이 경기에 임할지, 아니면 마음을 비워 훨씬 방망이가 가볍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 후 절치부심한 KIA 선발 이의리의 기세가 상승세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
만에 하나, NC가 페디를 내고 패한다면 그 여파가 17일 최종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는 것이다.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KIA는 이날 '대투수' 양현종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NC는 로테이션상 신민혁의 출격이 예상된다.
NC가 시즌을 4위나 5위로 마감한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태너라는 외국인 투수를 와일드카드 보험용 카드로 아껴놓고 있다고 하지만, 페디와 비교해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이 다르다. 4위로 올라가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통과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