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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와일드카드결정전 패배에도 선수들의 투혼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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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소감은.
▶1회전에 끝나버렸다. 금방 지나가버렸다. 우리 선수들 덕에 가을야구까지 하게 됐다. 지난해 가을에 부임해 지금까지 가을야구를 위해 준비해왔다. 1차적으로 성공했지만, 1경기 만에 가을야구가 끝나 많이 아쉽다.
▶3-0까지 좋았는데 1사 3루에서 조수행이 유격수 강습 타구를 쳤는데 김주원이 너무 잘 포구했다. 4-0으로 못 벌린 게 많이 아쉽다. 곽빈이 잘 던지다 볼넷-안타-볼넷 이후 만루홈런, 백투백을 맞으며 전세가 역전됐다. 잘 따라가 동점까지 갔는데 뒤에 나온 투수들이 힘에 부쳤던 것 같다. 뒷심이 부족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최승용을 좀 더 길게 끌고 갈 계획이었나.
▶그럴 계획은 없었다.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눴고 1이닝을 맡기기로 했다.
-내년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타선 쪽에서 약점을 많이 드러낸 것 같다. 득점권 타율이나 팀 타점 등 아무래도 수치상으로 하위권에 있다 보니 투수들이 굉장히 힘들게 한 해를 보냈던 것 같다. 투수들이 실점하면 패한다는 생각으로 등판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보니 체력적,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시즌 아니었나 싶다. 약한 타선을 내년 시즌 어떻게 공격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정철원 김명신 투구 이닝이 많았는데, 내년엔 두 선수의 비중을 분산시키고 뒤에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을 준비해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한 시즌 보내면서 얻은 수확은.
▶젊은 투수다. 최승용 김동주가 내년엔 더 좋아지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게끔 보여줬다. 내년에 다시 선발로 갈지, 중간으로 갈진 몰라도 최승용은 시즌 말미에 굉장히 좋은 공을 던졌다. 굉장히 기대된다. 젊은 야수진이 톡 튀어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선수들이 부진했다. 어린 선수들이 힘을 내준다면 활력소가 생긴다. 올 가을엔 젊은 선수 발굴에 관심을 기울여 내년 즉시 전력감으로 키우고 싶다.
-곽빈이 2회까지 잘 막았는데 3회엔 힘이 떨어진건가.
▶글쎄요…점수차가 벌어지면서 여유 있게 던진 것 같은데 볼 개수가 늘어나면서 위기가 나온 것 같다. 시즌 중에도 2아웃 이후 볼이 많았던 것 같다.
-지도자 데뷔 시즌을 돌아본다면.
▶즐거운 적도 많았다. 선수들 덕에 많이 이기기도 했다. 가을야구 첫판에서 마무리 됐지만 좋은 부분도 많았다. 내년엔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 얻었다. 1년간 선수들과 큰 사고 없이, 인상쓰는 날 없이 항상 웃으면서 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도자로 선수들이 항상 즐겁게 야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야구는 선수가 하기 때문에 힘들거나 안좋은 일이 있으면 쉬어준다는 생각을 하는데, 선수들이 그런 부분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다. 힘들었지만 올 시즌 선수들과 잘 지냈다. 내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오프시즌 동안 잘 메워서 내년엔 분명히 올해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