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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LG 트윈스를 매년 가을야구로 이끈 '잠실예수'의 존재감은 2023년에도 여전했다.
켈리의 역사가 곧 LG의 가을 르네상스 그 자체다. 2019년 켈리가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뒤로 LG는 2021년까지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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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접어들며 조금씩 안정감을 되찾았고, 8~10월 3개월간 10경기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하지만 예년 같은 믿음은 받기 힘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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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LG 수비는 켈리를 울리고 웃겼다. 하지만 5년간 변함없는 장발만큼이나 마운드 위 켈리의 무게감은 한결같았다.
1회초 KT 첫 타자 김상수의 안타와 도루, 포수 송구 실책이 이어지며 무사 3루 첫 위기를 맞이했다. 다음타자 황재균의 내야땅볼에 선취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알포드 박병호를 잇따라 삼진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특히 알포드를 상대로 '신무기' 포크볼로 보이는 결정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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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KT 문상철의 희생번트가 포수 앞에 짧게 흘렀고, 포수-3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이어 그틈을 타 3루로 뛰던 배정대마저 태그아웃, 뜻밖의 트리플 플레이 상황이 됐다.
3회는 내야땅볼 3개로 3자 범퇴. 특히 문보경의 속죄 다이빙 캐치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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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기묘한 상황이 나왔다. 황재균은 홈을 밞았고, 알포드는 3루에 멈췄다. 그런데 중계플레이를 하던 오지환의 송구가 손에서 빠지며 어이없이 홈 뒤쪽으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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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다음타자 배정대를 내야 뜬공처리, 4회를 마쳤다. 5회는 삼진 2개와 외야 뜬공으로 3자 범퇴.
6회와 7회에는 신민재와 문성주의 미친 수비가 켈리를 웃게 했다. 1사 후 신민재는 황재균의 2루 뒤쪽 깊은 땅볼을 낚아채 1루에 서커스 같은 송구를 꽂았고, 문성주는 알포드의 좌측 펜스 깊숙한 타구를 무릎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 잠실구장 스탠드를 노란 물결로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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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⅓이닝 2실점. 위기도 있었고, 흔들림도 있었지만 결국 에이스는 결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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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