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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역적이 영웅으로 둔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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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승부. 고우석이 뿌린 커브가 다소 높게 몸쪽으로 형성되자 문상철은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외야 왼쪽 스탠드를 향해 포물선을 그리던 타구. 펜스 상단 안전바 안쪽에 맞고 튀어 나오는 사이 1루 주자 배정대가 홈을 밟았다. 2루에 안착한 문상철은 홈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당도했다. 승리를 예감한 KT 선수 전원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쳐나온 가운데, 문상철도 동료들을 향해 열정의 세리머니를 펼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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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1,2루가 순신간에 이닝종료. 문상철의 고개가 떨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5회초 선두 타자로 삼진에 그쳤던 문상철은 2-2 동점이던 7회초 1사 1, 2루에서 다시 기회를 잡았다. KT 벤치는 대타 대신 문상철을 믿는 쪽을 택했지만, 결과는 또 다시 삼진. 최악의 하루가 이어지는 듯 했다.
9회 마지막 순간에도 KT 벤치는 문상철을 믿었고, 결과는 해피엔딩이었다.
문상철은 이번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두 번이나 홈런을 때려내면서 쾌조의 타격감을 선보였다. 특히 KT가 2패로 밀리던 3차전에서 아치를 그리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팀의 득점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장타와 달리 번트로는 좀처럼 좋은 기억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스몰볼이 어울리지 않는 듯한 빅볼 성향의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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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