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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미리 말씀을 주시면 입장권이라도 사드리고 싶은데..."
KIA 타이거즈 2년차 투수 황동하(21)는 올 시즌 마운드에 설 때마다 남모를 응원을 받았다.
황동하는 "고교 시절에도 아버지가 경기장을 직접 찾은 적이 많지 않았다. 때문에 등판 뒤에 전화를 드리곤 했다"며 "올 시즌 등판을 마친 뒤 꼭 전화를 드렸는데 항상 '경기장에서 보고 왔다'고 답하시더라. 항상 몰래 경기를 보러 오신다"고 밝혔다. 이어 "선발 등판하는 날 뿐만 아니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면 경기장을 찾아오신다고 하더라"며 "입장권이라도 사드리고 싶은 데, 항상 놀랄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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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해 함평 투수 아카데미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던 황동하. 올 시즌 1군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대체 선발 자원을 필요로 했던 KIA는 퓨처스(2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황동하를 선택했다. 1군 13경기 31⅓이닝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61. 수치적으론 '성공'이란 단어를 붙이기 어려운 성적. 그러나 140㎞ 초반에 그쳤던 구속이 상승했고, 멀티 이닝 소화 능력도 꾸준히 선보였다. 13경기 중 멀티 이닝 소화 경기가 9차례, 4이닝 이상 투구도 3번 기록하는 등 대체 선발 역할을 잘 소화하면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일본 오키나와현 긴초구장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캠프에서 황동하는 "해외 캠프는 데뷔 후 처음이다. 기술적인 부분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돌아보면 등판 때마다 아쉬움이 남았다. 초반에 좋다가 후반에 무너지거나, 불펜에서도 완벽하게 막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한 번도 깔끔한 적이 없었다"며 "루틴이 없었고, 긴 등판 간격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 생각은 많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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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하는 "올 시즌엔 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다른 선수가 등판해야 할 경기가 우천 순연돼 내게 기회가 돌아온 적도 많았다"며 "아직 내 모습에 확신이 안 생기는 게 사실이다. 몸을 잘 만들어서 제대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면 자신감이 좀 더 생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어떤 보직이든 팀에 기여하고 싶다. 선발이라면 승리를 거두고 싶고, 불펜에선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싶다"고 새 시즌 의지를 다졌다.
긴(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