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결과 발표 직후 신범수는 그라운드에서 한준수와 함께 훈련을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라커룸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김종국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짧은 면담을 마치고 방문을 나온 신범수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곧 코치실로 발걸음을 옮긴 신범수의 눈가는 촉촉해져 있었다.
이날 진행된 KBO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신범수는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았다. 고질인 포수난을 해결하기 위한 SSG의 노력은 1라운드에서 NC 소속이었던 박대온을 지명한 것 뿐만 아니라 KIA의 35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벗어나 있었던 신범수에게까지 향했다. SSG는 신범수 지명에 대해 "1군 경험이 있고, 백업포수로 활용이 가능하다. 공격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긴(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16 신인 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KIA에 입단한 신범수는 고교 시절 광주동성고 주장을 맡을 정도의 리더십과 뛰어난 타격 실력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2019시즌을 마친 뒤 현역병으로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퓨처스(2군)리그에서 꾸준히 기량을 닦던 신범수는 지난 5월 올 시즌 첫 1군 등록 후 매서운 타격 능력과 투지를 선보이면서 KIA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반기를 마친 뒤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다시 퓨처스(2군)로 향했지만, 새 시즌 한준수와 함께 김태군의 뒤를 받칠 1군 백업 포수 후보로 주목 받았다. 올 시즌 성적은 36경기 타율 1할7푼6리(88타수 15안타) 2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18.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의지도 대단했다. KIA 관계자는 "(신)범수가 새 시즌 등번호까지 바꾸면서 준비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 시즌 드러낸 가능성과 경쟁 구도 속에서 출발점인 마무리캠프부터 투지를 불태웠다. 앞서 KIA 시절 신범수의 재능을 발견하고 지도해왔던 나카무라 다케시 인스트럭터도 최근 신범수의 훈련 모습에 대해 "아직 보태야 할 부분이 많지만,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신범수는 2차 드래프트 발표 직후 만난 자리에서 "마음의 준비는 약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막상 간다고 들으니 경황이 없고, 좀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많이 친해진 형들이 많은데 (이렇게 떨어지게 돼)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좋은 마음으로 가려 한다"고 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차 드래프트 결과 발표 직후 신범수는 그라운드에서 한준수와 함께 훈련을 마치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라커룸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김종국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신범수는 "감독님이 '돌고 돌아서 다시 만나는 것이니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신범수는 23일 귀국길에 올라 SSG 합류를 준비한다. "아직 연락 받은 것은 없다.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팀에서 나를 필요로 해서 지명한 것이니 좋은 마음으로 생각하고 가려 한다"고 활약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