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입단. 최고의 유망주, 슈퍼 루키가 "구대성 선배 같은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고 해 화제가 됐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 지난 4월 19일 대전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7회초 17구를 던져 세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3일 대전 유성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김서현은 "올해 나를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30점을 주겠다. 기량이 너무 떨어졌다. 제구도 안 됐다"고 했다. 통렬한 자기반성이다. 프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날 김서현 등 한화 선수들은 독수리 한마당 행사에 참석해 1000명이 넘는 팬들과 함께 했다.
시범경기 때도 그랬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편차가 컸다. 인상적인 1군 첫 경기를 치른 뒤에도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경기를 잘 끌어가다가 갑자기 무너지곤 했다. 폭투를 하고 보크를 했다.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8월 17일 창원 원정 NC 다이노스전. 선발로 등판해 2이닝 3실점했다. 3안타 3개, 4사구 4개를 내주고 마운드를 넘겼다. 중간 투수로 출발해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았다. 분위기 전환, 재정비 차원의 변화였다. 그러나 생각대로 안 됐다. 이 경기 후 1군 등록이 말소됐다. 다시 1군 콜을 받지 못했다.
10월 초 일본으로 건너가 미야자키 교육리그(피닉스 리그), 가을캠프에 참가했다. 두 달 가까이 야구하고 돌아왔다.
|
|
김서현은 "일본 타자들이 콘택트가 좋다는 걸 느꼈다. 변화구 결정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구가 부족하다는 건 시즌 내내 생각했던 부분이다. 초구 싸움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했다.
박승민 투수코치는 1군 데뷔전 때 좋았던 모습을 상기시켰다.
미야자키 교육리그 때 일본 언론은 김서현의 강속구를 주목했다. 시속 160km 빠른 구속을 앞세운 인터뷰 기사를 내기도 했다. 고교 시절부터 빠른 구속이 김서현을 돋보이게 했다.
"스피드 욕심은 없다. 내년에는 시즌 내내 1군에서 던지는 게 목표다. 구속보다 계속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프로 첫해 경험에서 나온 말이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야구를 잘 했고 잘 하는 방법을 아는 선수다. 내년에는 다른 모습으로 던질 것"이라고 했다.
김서현은 "내년 시즌에 불펜에서 시작할 것 같다. 다른 욕심은 없다. 중간으로 자리 잡고 싶다"고 했다. 선발로 눈을 돌리지 않겠다고 했다. 프로 2년차, 반드시 자리를 잡아야 할 시즌이다.
비시즌 땐 모교를 찾아갈 생각이다. 먼저 효제초등학교에서 훈련한다.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 자신을 지도했던 김기환 감독과 함께 한다. 올시즌 부진할 때 제자에게 "공이 좋으니 가운데로만 던져라"라고 용기를 심어준 스승이다.
|
내년 시즌 김서현은 과연 어느 자리에 있을까.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