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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떠날 때는 키움 히어로즈, 돌아올 때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하지만 이정후의 계약 조건은 앞선 선배들과는 또 다른, 더 큰 기대치들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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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이정도 계약을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심지어 포스팅이 시작된 이후에도 미국 현지의 수많은 매체들이 그곳의 이적 시장 분위기를 분석해 이정후의 예상 몸값을 '5000만~6000만 수준, 정말 많이 받으면 9000만 달러 정도'로 전망했었다.
예상 몸값은 결코 감정적인 수치가 아니다. 최근 시장의 분위기나 선수에 대한 전반적인 리그의 평가를 감안한 것이다. 1~2년 사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와 비슷한 유형의 일본인 선수들 중에서도 이 정도 계약을 이끌어낸 사례는 없었다.
이정후 영입을 원하는 팀이 샌프란시스코 뿐만이 아닌, 다른 팀과 경쟁이 붙었기 때문에 몸값이 더 상승한 것으로 추측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이정후 영입 의지는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 정도의 금액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상대적으로 박한 한국 타자들에 대한 기준 몸값을 깨고, 더 큰 계약을 이끌어냈다는 자체로 미국내에서도 놀라워하는 시선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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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2024시즌에 받게 될 연봉은 700만달러다. 그리고 2025시즌 1600만달러, 2026~2027시즌 2200만달러 그리고 옵트아웃을 하지 않는다면 2028~2029시즌에는 2050만달러의 연봉을 받게 된다. 세부적인 조건을 무시하고, 6년 총액 1억1300만달러를 단순하게 평균값으로 나누면 이정후의 연봉은 샌프란시스코 팀내 1위로 점프한다.
마이클 콘포토, 로건 웹, 로스 스트리플링 등 팀내 또다른 스타 선수들보다 더 높은 평균 연봉이다. 이정후는 단숨에 샌프란시스코 팀내 페이롤 1위,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선수가 됐다.
프로의 세계에서 투자는 곧 기회로 이어진다. 이정후의 계약 조건을 봤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주전 중견수로 쓰려고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고 구단 역시 이정후에 대해 '이정후는 앞으로 우리팀의 주전 중견수이자 매일 나갈 선수'라고 못 박았다.
그동안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 가운데 곧장 주전 기회를 보장받은 선수는 많지 않았다. KBO리그에서는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주전 경쟁부터 시작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랬다. 하지만 이정후는 심적으로 조금은 더 편한 상황으로 빅리그 데뷔 시즌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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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성공 여부가 향후 KBO리거들의 미국 진출 성패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KBO리그를 일본프로야구(NPB)에 비해 한 수 아래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돈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되는 것도 일너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이정후의 '초대박' 계약은 이런 평가에 대한 기본값을 다르게 설정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는 인식을 더 확고하게 세울 수 있고, 앞으로 포스팅 시스템 혹은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려볼 이정후의 후배들에게는 훨씬 더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