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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예상대로 FA 시장에서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오타니 쇼헤이는 내년에도 MVP에 오를 수 있을까.
하지만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내년 시즌 잠정 중단된다. 지난 9월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명타자로만 출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MVP 레이스에서 불리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풀타임 지명타자가 MVP에 뽑힌 적은 한 번도 없다. MVP에 가장 근접했던 케이스는 투표 2위에 오른 1993년 미네소타 트윈스 폴 몰리터, 200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프랭크 토마스,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오티스 등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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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MLB.com은 18일(한국시각) '오타니는 2024년 던지지 않고 새 이정표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생애 3번째 MVP에 오를 수 있는 근거를 설득력 있게 주장했다.
기사를 쓴 매니 랜드하와 기자는 '그가 어떤 일을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투수로서)직구도, 변화구도,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아니라도 지구상 최고의 야구 재능을 지닌 그가 어떻게 새 기념비를 세울 지 보자'면서 오타니의 내년 시즌 활약상을 예상했다.
우선 오타니가 타석에서 생산성이 훨씬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올해 팔꿈치 부상으로 135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AL 홈런왕에 올랐고, 장타율(0.654), OPS(1.066), OPS+(184)에서 양 리그 통합 1위를 차지했다.
랜드하와 기자는 '오타니는 내년에 던질 수 없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오타니의 업적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무거운 피칭 부담이 그의 몸을 상하게 했음에도 공격에서 폭발적이었다는 점'이라며 '내년에는 투구 부담을 벗어나기 때문에 공격 숫자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다저스 라인업에는 오타니를 보호해 줄 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MVP 출신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다. 상대가 오타니와 정면 대결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번 베츠, 2번 오타니, 3번 프리먼 순이라면 오타니는 완벽하게 보호되는 것'이라고 랜드하와 기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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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시즌 오타니보다 높은 OPS+와 bWAR을 모두 올린 풀타임 지명타자는 1995년 마르티네스(OPS+ 185, bWAR 7.0)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즉 오타니가 부상없이 풀타임 지명타자로 나선다면 이런 역사적인 기록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랜드하와 기자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양 리그 홈런 타이틀을 백투백으로 차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명타자로는 첫 MVP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만약 오타니가 내년 시즌 MVP 분야에서 몇 가지 주목할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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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타니가 내년 MVP에 선정된다면 4년 동안 3시즌 MVP 등극에 성공한다. 배리 본즈 만이 두 차례 이룬 기록이다. 본즈는 1990~1993년(1990, 1992, 1993년), 2001~2004년까지 4년 연속 MVP에 올랐다.
또한 지미 폭스, 로빈슨,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브라이스 하퍼에 이어 두 팀에서 MVP에 뽑히는 역대 6번째 선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와 다저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을야구의 오타니다. 랜드하와 기자는 '내년 10월, 우리는 마침내 이 세상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필드를 누비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