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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지션에 MVP가 없었다고? "오타니라면 해낸다" 美매체, 투수 스트레스 없이 맘껏 휘두른다

최종수정 2023-12-19 07:00

이 포지션에 MVP가 없었다고? "오타니라면 해낸다" 美매체, 투수 스트…
오타니 쇼헤이가 내년 LA 다저스에서 MVP에 오른다면 역대 두 번째로 양 리그 MVP라는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사진=MLB.com 캡처

이 포지션에 MVP가 없었다고? "오타니라면 해낸다" 美매체, 투수 스트…
오타니는 올시즌 44홈런을 때리면 AL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AP연합】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예상대로 FA 시장에서 LA 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오타니 쇼헤이는 내년에도 MVP에 오를 수 있을까.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을 겪은 뒤 2021년 처음으로 풀타임 투타 겸업을 수행하며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선전됐다. 2022년에는 AL 한 시즌 최다인 62홈런을 친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에 밀렸지만,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규정타석과 규정이닝을 동시에 채우며 MVP 투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올시즌에는 시즌 막판 팔꿈치와 복사근 부상으로 한달여 일찍 시즌을 접었음에도 투타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두 번째 MVP도 만장일치로 이뤄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만장일치의 의견으로 두 번 MVP에 오른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하지만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내년 시즌 잠정 중단된다. 지난 9월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명타자로만 출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MVP 레이스에서 불리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풀타임 지명타자가 MVP에 뽑힌 적은 한 번도 없다. MVP에 가장 근접했던 케이스는 투표 2위에 오른 1993년 미네소타 트윈스 폴 몰리터, 200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프랭크 토마스,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오티스 등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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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마크 월터 구단주(왼쪽)와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오타니를 격려해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이 때문에 오타니가 내년 다저스에서 MVP 트로피를 거머쥔다면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지명타자는 '반쪽' 선수로 불리기 때문에 웬만한 성적 가지고는 MVP가 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MLB.com은 18일(한국시각) '오타니는 2024년 던지지 않고 새 이정표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생애 3번째 MVP에 오를 수 있는 근거를 설득력 있게 주장했다.

기사를 쓴 매니 랜드하와 기자는 '그가 어떤 일을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투수로서)직구도, 변화구도,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아니라도 지구상 최고의 야구 재능을 지닌 그가 어떻게 새 기념비를 세울 지 보자'면서 오타니의 내년 시즌 활약상을 예상했다.


우선 오타니가 타석에서 생산성이 훨씬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올해 팔꿈치 부상으로 135경기 출전에 그쳤음에도 AL 홈런왕에 올랐고, 장타율(0.654), OPS(1.066), OPS+(184)에서 양 리그 통합 1위를 차지했다.

랜드하와 기자는 '오타니는 내년에 던질 수 없기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오타니의 업적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무거운 피칭 부담이 그의 몸을 상하게 했음에도 공격에서 폭발적이었다는 점'이라며 '내년에는 투구 부담을 벗어나기 때문에 공격 숫자가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리고 다저스 라인업에는 오타니를 보호해 줄 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MVP 출신 무키 베츠와 프레디 프리먼이다. 상대가 오타니와 정면 대결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1번 베츠, 2번 오타니, 3번 프리먼 순이라면 오타니는 완벽하게 보호되는 것'이라고 랜드하와 기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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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키 베츠,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은 역대 최강의 1~3번 타순이 된다. 사진=MLB.com 캡처
그렇다면 오타니의 예상 성적은? 랜드하와 기자는 '올해 오타니가 타자로 2022년처럼 157경기에 출전했다면 0.304/0.412/0.654의 스탯 라인에 bWAR 7.0, 51홈런 기록했을 것'이라며 '풀타임 지명타자 최다 홈런 기록은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 데이비드 오티스가 때린 54개다. 또한 풀타임 지명타자가 올해 오타니보다 높은 OPS를 기록한 것은 1995년 에드가 마르티네스(1.107), 2006년 트래비스 해프너(1.097) 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시즌 오타니보다 높은 OPS+와 bWAR을 모두 올린 풀타임 지명타자는 1995년 마르티네스(OPS+ 185, bWAR 7.0)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즉 오타니가 부상없이 풀타임 지명타자로 나선다면 이런 역사적인 기록들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랜드하와 기자는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양 리그 홈런 타이틀을 백투백으로 차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명타자로는 첫 MVP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만약 오타니가 내년 시즌 MVP 분야에서 몇 가지 주목할 업적을 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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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는 통산 7차례 MVP애 선정됐다. AP연합뉴스

이 포지션에 MVP가 없었다고? "오타니라면 해낸다" 美매체, 투수 스트…
1962년 신시내티 레즈 프랭크 로빈슨. AP연합뉴스
우선 역사상 양 리그 MVP 수상은 프랭크 로빈슨에 이어 두 번째다. 로빈슨은 1961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NL MVP, 1966년 볼티모어 올리올스에서 AL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오타니가 내년 MVP에 선정된다면 4년 동안 3시즌 MVP 등극에 성공한다. 배리 본즈 만이 두 차례 이룬 기록이다. 본즈는 1990~1993년(1990, 1992, 1993년), 2001~2004년까지 4년 연속 MVP에 올랐다.

또한 지미 폭스, 로빈슨,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스, 브라이스 하퍼에 이어 두 팀에서 MVP에 뽑히는 역대 6번째 선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오타니와 다저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을야구의 오타니다. 랜드하와 기자는 '내년 10월, 우리는 마침내 이 세상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필드를 누비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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