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차 시즌에 접어드는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김서현(20)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호주 멜버른에서 진행 중인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김서현은 불펜 투구에서 꾸준히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면서 최원호 감독 및 코치진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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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서현. 고교 무대를 평정한 150㎞ 이상의 강속구를 앞세워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20경기 22⅓이닝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다. 삼진 26개를 잡는 동안 4사구 23개를 내줬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2.02에 달했다. 제구 불안이라는 숙제를 풀지 못했다. 고교 시절 줄곧 성공가도를 달려온 그에겐 첫 시련이었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거쳐 이번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김서현의 제구는 확실히 안정감을 찾았다. 150㎞ 중후반 직구의 위력은 여전한 가운데 변화구도 무리없이 스트라이크존에 넣는 모습이었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팔 각도를 일정하게 가져가게 되면서 제구도 안정감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서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이런 김서현의 모습은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한 선배 문동주(21)의 행보와 비슷하다.
문동주 역시 데뷔 시즌은 시련이었다. 탈고교급 투수 타이틀을 달고 데뷔했으나, 첫 시즌 13경기 28⅔이닝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하지만 2년차에 접어들면서 제구가 안정을 찾았고, 경기 운영 능력도 한결 매끄러워지면서 승수 쌓기를 이어갔다. 지난해 118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면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김서현은 선배 김민우 이태양 김기중과 함께 4~5선발 자리를 채울 자원으로 분류된다. 제구가 안정을 찾은 만큼 경기 운영 능력이 더해진다면 문동주가 그랬던 것처럼 선발진에서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캠프 불펜 투구와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로 이어지는 실전 점검을 통해 김서현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선택의 관건이다. 다만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한화가 보완해야 할 숙제로 여겨지는 불펜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1군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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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귀결된 데뷔 시즌, 아마추어 시절 성공만을 일궈온 김서현에게 닥친 첫 시련이다. 하지만 겨우내 굵은 땀을 흘리면서 숙제를 풀었고,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그 성과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김서현이 스스로 반등 스토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