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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6개월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롯데 선수들의 번트 실력에 문제가 있는 걸까. 특별히 그런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 윤동희 김민석 등 젊은 테이블세터들부터 정훈 같은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번트 기본기는 탄탄한 편이다. 유강남 노진혁 같은 베테랑들도 생각보다 깔끔하게 번트를 댄다. 올해 롯데에서 가장 많은 희생번트를 댄 선수가 바로 유강남과 이학주(이상 2개)다.
번트는 '스몰볼', '짜내기 야구'로 불린다. 번트를 대는 이유는 짧은 안타 한방으로 점수를 낼 수 있는 보다 확실한 찬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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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태형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그가 이끌던 두산 베어스 역시 팀 번트 갯수는 대체로 하위권이었다. 8년간 가장 높은 순위가 6위다.
차라리 한 베이스 더 가는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강조한다. 여기에 거포까진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 한방 장타를 때려주는 선수들이 뒷받침된다면 금상첨화다. 김태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초창기의 두산은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최대 8명(2018년), 20홈런을 넘긴 선수가 5명(2016년)에 달하는 등 스피드와 장타를 고루 갖춘 팀이었다.
그렇다면 롯데는 어떨까. 지난 10일까지 리그에 두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가 19명이나 되지만, 그중 롯데 타자는 한명도 없다. 팀내 홈런 1위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전준우(7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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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군단도 아닌데, 번트까지 잘 시도하지 않으니 다소 답답한 양상의 경기가 진행될 때도 많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롯데 타선은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시즌초 최하위를 맴돌던 롯데 팀타율은 어느덧 5위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아직 8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0.748까지 끌어올렸다. 타선 전반의 스피드가 좋고, 이를 활용해 고영민-유재신 주루코치를 중심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도 자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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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어느덧 3개 시리즈 연속 위닝을 달성하며 흐름을 끌어올리고 있다. 거듭된 연패와 롤러코스터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뱃심있게 버틴 결과다. 롯데가 여름 대반격을 꿈꿀 수 있는 자산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