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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적 56일째를 맞은 고우석이 이제는 '기교파' 투수에 가까운 스타일로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LG 트윈스 시절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삼았던 150㎞대 중후반의 강속구는 사라지고, 정교한 컨트롤과 변화구로 승부하는 패턴이 잦아지고 있다.
2-6으로 뒤진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첫 타자 왼손 프란시스코 메히아를 2B2S에서 5구째 82.1마일 낙차 큰 몸쪽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우타자 오웬 밀러를 1B2S에서 4구째 역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81.2마일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으로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왼손 요니 에르난데스는 92.3마일 직구로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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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경기 직구 최고 스피드는 93.1→93.3→93.2→92.9, 평균 스피드는 92.3→92.2→92.5→92.3마일로 강속구 투수로 보기 어려운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LG 시절 직구 평균 스피드는 94.8마일(152.5㎞)로 2마일 이상 느려졌다고 보면 된다.
반면, 제구력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난다. 피안타율이 5월 0.273에서 6월 들어서는 0.223으로 크게 감소했다. 5월에는 9이닝 동안 잡은 삼진이 2개 뿐이었는데, 6월에는 9이닝 동안 9탈삼진을 마크했다.
고우석은 지난달 5일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그러나 5월 31일 지명할당조치(DFA)를 받고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현재 신분은 마이너리거다. 마이애미 구단은 고우석을 불러올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의 '방치' 수준이다.
하지만 고우석은 이같은 처사를 묵묵히 받아들이고 트리플A 마운드를 오르고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그러나 마이애미가 올해 연봉만 175만달러를 줘야 하는 고우석을 이대로 놓아두기는 어렵다. 어떤 형태로든 빅리그에서 쓰임새를 타진할 시점이 올 수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