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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부리다 저지른 최악의 실수, "LAA는 그때 왜 오타니를 안 판거야?" ESPN 1위 선정...옆집만 좋은 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5-01-13 17:38


고집부리다 저지른 최악의 실수, "LAA는 그때 왜 오타니를 안 판거야?…
오타니 쇼헤이가 2023년 9월 4일(한국시각)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삼진을 당한 뒤 헬멧을 만지며 물러나고 있다. 오타니가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마지막 경기였다. AP연합뉴스

고집부리다 저지른 최악의 실수, "LAA는 그때 왜 오타니를 안 판거야?…
오타니 쇼헤이는 LA 에인절스에서 두 차례, LA 다저스에서 한 차례 MVP를 차지했다. 사진출처=MLB 공식 X 계정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어떤 조직이든, 개인이든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자신과 조직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나, 잘못된 분석과 판단 때문에 더 좋아질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ESPN은 13일(한국시각) '2020년 이후 MLB 구단별 최악의 실수 랭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LA 에인절스를 1위에 올려놓으며 2023년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오타니 쇼헤이를 내다 팔지 않은 걸 최대 실수로 꼽았다.

다시 말해 2019년 말 오프시즌 이후 이번 오프시즌까지 5년 여에 걸친 각 구단의 움직임 중 아쉬움이 가장 많이 남는 게 바로 에인절스가 그해 오타니를 시즌 끝까지 데리고 있으려 '고집'을 부린 사실이라는 것이다.

ESPN은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오타니를 트레이드 해버린 구단주로 알려지는 걸 피하고 싶어했다. 대신 오타니(마이크 트라웃과 함께)와 함께 하면서 우승을 하지 못한 구단주로 낙인이 찍힐 것'이라며 '그러나 모레노는 당시 트레이드 기간 동안 팬들을 위해 최선이 뭔지를 놓고 고민하다 그같이 결정했다고 합리화했다'고 전했다.


고집부리다 저지른 최악의 실수, "LAA는 그때 왜 오타니를 안 판거야?…
오타니는 2021~2023년, 에인절스에서 투타 겸업 신화를 창조했다. AP연합뉴스
모레노 구단주는 오타니가 떠난 후인 지난해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팬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들은 입장권을 사서 들어와 경기를 보고 플레이를 듣는다. 오타니는 특별한 선수"라면서 "나는 그가 우리 팀을 위해 플레이하는 걸 보고 싶을 뿐이었다.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오타니를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는 게 우리의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에인절스는 2023년 시즌 7월 28일까지만 해도 54승49패로 AL 서부지구 3위를 달리고 있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꽤 높다고 판단한 에인절스는 당시 핫이슈였던 오타니 트레이드 문제에 대해 "이번 시즌 그를 트레이드하지 않는다"고 공식발표했다.

하지만 팬그래프스가 제시한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확률은 그 시점에 20% 안팎에 불과했다. 게다가 오타니는 그해 여름 절정의 기량으로 투타 겸업을 이어가다 팔꿈치에 탈이 나면서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끝으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타자로도 9월 초 복사근 부상이 도져 시즌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에인절스는 오히려 전력 강화를 위해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와 레이놀드 로페즈를 영입하기 위해 최고의 포수 유망주인 에드가 쿠에로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내주는 '우'까지 범했다.


고집부리다 저지른 최악의 실수, "LAA는 그때 왜 오타니를 안 판거야?…
LA 에인절스는 2023년 여름 오타니 쇼헤이를 트레이드하지 않은 실수를 범하며 구단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축하지도 못하고 10년 연속 가을야구에 탈락했다. AP연합뉴스

만약 에인절스가 그해 여름 오타니를 트레이드했다면 다수의 유망주들을 영입했을 것이다. 트레이드 매물 가운데 2022년 여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후안 소토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오타니 트레이드 불가 선언 직후인 8월 초 7연패를 당하며 가을야구 꿈을 접어야 했다. 오타니도 이후 투타에서 모두 손을 놓고 시즌을 마감, 에인절스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에인절스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은 2014년이다. 이후 작년까지 10년 연속 정규시즌까지만 야구를 했다. 금세기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트라웃과 투타 겸업 신화를 이어간 오타니를 모두 보유하고도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모레노 구단주는 2022년 가을 이후 6개월 동안 구단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2023년 시즌이 끝나고 2개월 후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에 계약하며 에인절스 '옆집'으로 짐을 옮겼다. 그리고 지난해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며 생애 세 번째 MVP도 만장일치로 받아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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