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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어떤 조직이든, 개인이든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자신과 조직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하나, 잘못된 분석과 판단 때문에 더 좋아질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ESPN은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오타니를 트레이드 해버린 구단주로 알려지는 걸 피하고 싶어했다. 대신 오타니(마이크 트라웃과 함께)와 함께 하면서 우승을 하지 못한 구단주로 낙인이 찍힐 것'이라며 '그러나 모레노는 당시 트레이드 기간 동안 팬들을 위해 최선이 뭔지를 놓고 고민하다 그같이 결정했다고 합리화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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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팬그래프스가 제시한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확률은 그 시점에 20% 안팎에 불과했다. 게다가 오타니는 그해 여름 절정의 기량으로 투타 겸업을 이어가다 팔꿈치에 탈이 나면서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을 끝으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고, 타자로도 9월 초 복사근 부상이 도져 시즌을 포기하고 말았다.
그런데 에인절스는 오히려 전력 강화를 위해 선발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와 레이놀드 로페즈를 영입하기 위해 최고의 포수 유망주인 에드가 쿠에로를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내주는 '우'까지 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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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에인절스가 그해 여름 오타니를 트레이드했다면 다수의 유망주들을 영입했을 것이다. 트레이드 매물 가운데 2022년 여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후안 소토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오타니 트레이드 불가 선언 직후인 8월 초 7연패를 당하며 가을야구 꿈을 접어야 했다. 오타니도 이후 투타에서 모두 손을 놓고 시즌을 마감, 에인절스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에인절스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은 2014년이다. 이후 작년까지 10년 연속 정규시즌까지만 야구를 했다. 금세기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트라웃과 투타 겸업 신화를 이어간 오타니를 모두 보유하고도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모레노 구단주는 2022년 가을 이후 6개월 동안 구단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2023년 시즌이 끝나고 2개월 후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에 계약하며 에인절스 '옆집'으로 짐을 옮겼다. 그리고 지난해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를 달성하며 생애 세 번째 MVP도 만장일치로 받아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