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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조곤조곤 말했는데…" 초보→우승감독으로 진화, 헝클어진 머릿속 되새긴 '초심' [인천공항포커스]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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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06 11:37 | 최종수정 2025-03-06 12:11


"쓴소리? 조곤조곤 말했는데…" 초보→우승감독으로 진화, 헝클어진 머릿속…
5일 오후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귀국했다. 입국장을 나서고 있는 KIA 이범호 감독. 인천공항=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05/

"쓴소리? 조곤조곤 말했는데…" 초보→우승감독으로 진화, 헝클어진 머릿속…
공항인터뷰에 임한 이범호 감독. 김영록 기자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화를 낸다고 혼난 게 아니고, 화를 내지 않는다고 잘한 게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답게 하라고 강조했을 뿐이다."

시즌 직전 사령탑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 초보 감독의 리스크는 기우였다. '준비된 사령탑' 이범호 감독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를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른 성공은 더 큰 부담감일 수 있다. KIA는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경기에서 내리 4연패 하며 흔들렸다. 마지막 경기에서 간신히 1승을 따내 한숨을 돌렸다.

시즌전 분위기를 좌우하는 면도 적지 않다. 승패 자체보다도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때문에 이범호 감독은 집중력 부족을 지적하며 선수들을 다잡은 것.

5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이범호 감독은 "부상자 없이 잘 준비해서 캠프 마친 것에 만족한다. 선수들의 각오도 대단하고, 나 역시 다시한번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에는 일찌감치 선발진이나 불펜 운영, 타순에 대해 비교적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반면 이번에는 "아직 확고하게 딱 결정내린 바가 없다. 고민이 많다"며 혀를 내둘렀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 있다면 장현식이 빠지고 조상우가 추가된 불펜이다. 일단 마무리는 그대로 정해영으로 간다고 선언한 상황.


"쓴소리? 조곤조곤 말했는데…" 초보→우승감독으로 진화, 헝클어진 머릿속…
KIA 타이거즈가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을 마친 후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상우가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5/
"5선발은 황동하 김도현 중 한명으로 가려고 한다. 조상우를 (셋업으로)8회에 붙일지, 장현식처럼 6~7회에 쓸지 고민이다. 아직 결정 단계는 아니다. 선수 본인이 어떤게 더 편한지, 실전에서 어떤지…정해영이 안되는 날은 조상우가 마무리까지 할 수도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좀더 지켜보고 모자랐던 부분을 챙기겠다. 모든게 갖춰져야 우승을 할 수 있다. "


오키나와에서의 '쓴소리'에 대한 질문에는 "쓴소리 안했다. 조곤조곤 얘기했는데"라며 웃은 뒤 "젊은 선수들에겐 너무나 중요한 시기인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임해달라, 그래야 올시즌도 원팀으로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등 신인 선수들에 대해서는 "프로 와서 성적이 바로 나면 얼마나 좋겠나. 그보다는 장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로 만들어야한다.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당근과 채찍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쓴소리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선수들은 느껴야한다. 화를 낸다고 혼난게 아니고, 화를 안 낸다고 (선수들이)잘한게 아니다. 감독이 화가 나든 안나든 선수로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하는 게 프로다."


"쓴소리? 조곤조곤 말했는데…" 초보→우승감독으로 진화, 헝클어진 머릿속…
KIA 타이거즈가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을 마친 후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도영이 인터뷰 도중 미소짓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5/
4번타자, 클린업트리오를 포함한 타순도 아직 미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에게 달렸다. 한국야구에 얼마나 적응하는지 지켜봐야한다. 나성범이나 최형우 자리도 그렇고, 김도영을 어디에 배치해야 더 파괴력이 있을지도 고민스럽다. 3번에 놔두면서 중심을 탄탄하게 가는게 맞을지, 좀 올려서 앞쪽을 강하게 만들까"라며 깊은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이미 지난해의 영광은 잊었다. 올시즌 우승만 바라본다. 그는 "캠프는 신인일 때나 은퇴할 때, 코치가 되고 감독이 된 된 후에도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준비했다. 올시즌을 잘하기 위한 시간이다. 작년과 올해 내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들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인천공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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