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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한일 롯데 형제 구단의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게 흘러간다. 재도약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는 주춤하고 있는데, 지바 롯데 마린즈는 승승장구한다. 한국 롯데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연장 11회 4대4 무승부로 마쳤다. 11회초 1실점해 3-4로 몰렸다가 연장 11회말 동점을 만들었다. 31일 현재 2승1무5패, 승률 0.286. 1위 LG 트윈스에 5경기 뒤진 9위다.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소프트뱅크는 올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다. 지바 롯데는 지난해 소프트뱅크에 8승1무16패로 밀렸다. 이런 팀을 상대로 3일 연속 선제점을 내주고 역전에 성공했다. 28일 개막전에서 8대2 역전승을 거두고, 29일 5대4 1점차로 이겼다. 29일 경기에선 4-4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1사 2루에서 오카가 결승타를 터트렸다.
타선의 집중력이 무섭다.
8회초 상대 투수의 연속 폭투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9회초 1사 만루에서 희생타와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득점 찬스에서 강했다.
지바 롯데는 사흘간 총 20점을 뽑았다. 신인 1지명으로 입단한 니시카와 미쇼는 3경기 연속 안타를 치고, 2타점을 올렸다. 소프트뱅크는 전신 난카이 시절인 1988년 이후 37년 만에 개막 3연패를 당했다. 마운드 붕괴가 뼈아팠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던 투수진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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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3연승을 거뒀지만 요시이 마사토 감독은 선발투수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했다. 28일 개막전 선발 오지마 가즈야가 4이닝 1실점, 29일 오스틴 보스는 5이닝 4실점, 30일 다네이치 아쓰키는 6이닝 4실점(1자책)했다. 불펜진이 잘 버텨줘 역전승이 가능했다. 3경기에 투수 14명이 나갔는데 연투는 1명뿐이었다.
그런데 지바 롯데의 시즌 초 좋은 흐름이 사사키 로키(24) 덕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바 롯데를 대표했던 사사키는 지난겨울 우여곡절 끝에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메이저리그 이적 문제로 구단과 불협화음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10승을 올린 주축 투수가 빠졌는데 오히려 팀에 도움이 됐단다.
설명이 재미있다. 최고 시속 165km 강속구로 이름난 사사키는 입단 초기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21세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고, 메이저리그 도전 이슈까지 더해져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 스프링캠프 때도, 정규시즌 경기 때도 그랬다. 항상 방송 카메라와 취재진이 따라붙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운집했다. 특정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면 다른 선수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훈련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그런데 사사키가 떠나고 지바 롯데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떨어졌다. 선수들이 훈련과 야구에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지바 롯데는 열성팬들의 응원으로 유명하지만 인기팀으로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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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