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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대포알 타구 맞고도, 아웃 되니 안도의 웃음이...박종훈은 '졌잘싸'의 표본을 썼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4-19 10:07


어깨에 대포알 타구 맞고도, 아웃 되니 안도의 웃음이...박종훈은 '졌잘…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LG의 경기. 2회 LG 문보경의 강습 타구에 맞은 SSG 선발 박종훈.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18/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많이 아팠을텐데...

SSG 랜더스 박종훈이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팀이 패하니 아쉬움만 가득 남게 됐다.

박종훈은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첫 맞대결에 선발로 등판했다. 결과는 7이닝 4실점(3자책점) 패전. SSG는 잘 싸우다 경기 후반 무너지며 1대5로 패했다.

잘 싸웠다는 건 박종훈의 호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패전이지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사실 8회 주자만 내보내지 않았다면 더 완벽한 피칭이 될 뻔 했다.

박종훈은 7회까지 올시즌 가장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LG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았다. 4회에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우익수 한유섬의 실책으로 허용했다. 6회 오지환에게 내준 결승 솔로 홈런도, 박종훈은 나름 최선의 바깥쪽 낮은 제구를 했다. 오지환이 잘 친 것일 뿐.


어깨에 대포알 타구 맞고도, 아웃 되니 안도의 웃음이...박종훈은 '졌잘…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LG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SSG 박종훈.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18/
집념이 느껴졌다. 팀은 4연패중이었다. 그 와중에 '절대 1강' 모드로 선두를 달리는 LG와의 만남이었다. 박종훈은 프로 데뷔 후 LG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등판이었다.

그의 목에는 부항 자국이 가득했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의미. 여기에 경기 도중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LG 4번타자 문보경의 강한 직선 타구에 어깨를 강타당했다. 하지만 공에 맞은 박종훈은 타구부터 찾았다. 자신을 맞고 붕 뜬 공을 유격수 박성한이 잡았다. 아웃이 된 걸 확인하자, 안도의 웃음을 보였다. 걱정이 돼 달려온 문보경에게 괜찮다며 장난을 쳤다. 어떤 사람이 그 타구를 맞고 아프지 않았을까. 오직 승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어깨에 대포알 타구 맞고도, 아웃 되니 안도의 웃음이...박종훈은 '졌잘…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LG의 경기. 6회 LG 오지환이 SSG 박종훈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아쉬움에 주저앉은 박종훈.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18/
팀도 어려웠지만, 박종훈 개인도 명예 회복이 절실하다. 2022 시즌을 앞두고 5년 총액 65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후 전성기 시절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팔꿈치 수술 후 원하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열심히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죽을만큼 노력을 하는데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주변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안타깝다.


어깨에 대포알 타구 맞고도, 아웃 되니 안도의 웃음이...박종훈은 '졌잘…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LG의 경기. 7회 투구를 마친 SSG 박종훈이 도루를 잡아낸 이지영 포수에게 감사를 나타내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18/

LG전은 그 반전의 시작이 될 수 있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힘이 떨어졌는지 홍창기이게 사구를 내줬다. 교체 타이밍이었지만, 자신을 천적으로 생각하는 오스틴이 나와 마운드를 더 지켰다. 그러나 그 오스틴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모든 걸 불살랐다는 증거였다. 아쉽게도 구원 투수가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들어오게 해 실점이 늘어나고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박종훈이 마운드를 내려올 때, 1루측 SSG 팬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박종훈이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걸 쏟아내며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박종훈은 무려 713일 만에 7이닝 투구를 했다. 370일만의 퀄리티스타트이기도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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