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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설마 외국인 에이스 투수에게 벌투를?
충격적인 날이었다. KT 위즈 쿠에바스가 이렇게 무너질 거라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결과는 참혹한 패전이었다. 4이닝 12안타 10실점. 12안타 중 3개가 홈런이었다. 시즌 첫 등판 한화 이글스전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했고, 이후 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전까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팀도 아니고, 최정과 에레디아가 빠져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인해 최근 최악의 흐름을 타던 SSG에 이런 난타를 당했다고 하면 당연히 깜짝 놀랄 일이다.
1회에만 6점을 줬다. 타자 일순. 2회에는 고명준, 김성현에게 홈런 2방을 얻어맞았다. 3회에는 조형우까지 홈런포 생산 대열에 가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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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전의를 상실한 투수는 마운드에서 일찍 빼주기 마련이다. 계속 던져봐야 나아질 기미도 없어 보이고, 선수에게 굴욕이 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런 경기를 위해 엔트리에 롱릴리프를 포함시킨다.
신진급 선수들, 강하게 키워야 하는 선수들은 마운드에 두기도 한다. 계속 싸워보고 경험하라는 의미다. 그게 '벌투'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에이스급 투수, 그리고 외국인 투수들에게서는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쿠에바스가 보통 외국인 선수인가. 벌써 KT에서 7시즌째다. 외국인 에이스 이상의, KT를 상징하는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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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SSG전 뿐 아니라, 주말 이어지는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도 계산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한화는 23일 기준 8연승 '미친 기세'로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3위 KT 입장에서는 한화와의 이번 3연전이 초반 상위권 싸움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거기서도 불펜을 쓸 준비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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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BO리그 최고의 선발로 이름을 날린 쿠에바스인데, 10실점 이상 한 충격적인 경기가 벌써 3번째다. 2019년 5월9일 롯데 자이언츠전 11실점, 2021년 5월5일 키움 히어로즈전 10실점이 있었다.
KBO리그에 온 초기에는 구위로 상대를 찍어 누르려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 쿠에바스도 35세다. 그리고 한국에 와 많이 던졌다. 구위, 체력이 점점 떨어질 시점이기는 하다. 개막 후 5경기 혼신의 힘을 다하다보니, SSG전에서는 운이 없게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