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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선발급' 트레이드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드디어 KIA 우완 에이스 후계자 나타났다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5-06 22:24 | 최종수정 2025-05-07 01:22


'국내 1선발급' 트레이드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드디어 KIA 우완 에…
6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6회 투구를 마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KIA 선발 김도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6/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드디어 국내 우완 에이스 후계자를 찾은 듯하다. 5선발 경쟁에서 생존한 김도현(25)이 시즌 초반 꾸준히 호투를 펼치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김도현은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93구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동점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어도 5-3 승리의 발판이 되는 투구는 충분히 펼쳤다.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린 탓에 1회에만 2실점하며 고전했지만, 2회부터 안정감을 빠르게 찾아 나가면서 6이닝을 끌어준 게 오히려 부각되는 투구 내용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올해 김도현에게 기대가 컸다. 2022년 4월 한화 이글스와 트레이드로 KIA에 온 김도현은 육군 현역으로 군 문제를 먼저 해결했고, 지난해 2월 전역해 본격적으로 1군 합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군 복무를 하면서 체격을 키우고, 2군 투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구속을 끌어올리면서 이 감독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김도현은 지난 시즌 35경기(선발 10경기)에 등판해 4승6패, 3홀드, 75이닝,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 2경기에 구원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우승에 기여하며 주축 선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김도현을 충분히 지켜본 뒤 선발투수로 육성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올 봄 황동하와 5선발 경쟁을 붙였다. 김도현은 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었다.

김도현은 올 시즌 7경기에서 1승2패, 40⅔이닝,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조급할 법한데도 김도현은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선발투수로 사실상 풀타임 첫 시즌인데, 아직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한 경기가 없다. 퀄리티스타트는 4차례로 KIA 외국인 원투펀치 제임스 네일(6회) 아담 올러(5회)에 이어 팀 내 3위다. 평균자책점은 에이스 네일(1.09)에 이어 팀 내 2위다. 사실상 김도현이 현재 KIA 국내 에이스라 해도 무방한 성적표다.


'국내 1선발급' 트레이드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드디어 KIA 우완 에…
6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IA 김도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6/

'국내 1선발급' 트레이드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드디어 KIA 우완 에…
6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IA 김도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6/
1강이라 평가받던 기아가 지금까지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기에 김도현의 성장은 더더욱 반갑다. KIA는 7일 현재 16승18패 승률 0.471로 SSG 랜더스와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개막부터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 나성범 등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가 컸다. 지금은 나성범을 제외하고 모두 돌아와 있지만, 지난해와 같은 타선의 파괴력은 아직이다. 마운드 역시 3, 4선발로 낙점한 양현종(평균자책점 5.89)과 윤영철(평균자책점 15.88)이 나란히 부진해 걱정이었는데, 그나마 김도현이 5선발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버팀목이 됐다.

이 감독과 KIA 코치진은 올해 김도현의 도약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재훈 KIA 투수코치는 "(김)도현이는 본인이 지난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을 것이다. 올해 만약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면, 지난해보다는 훨씬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 같아서 우리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몸 상태도 좋고, 스태미나도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IA는 유독 오른손 국내 에이스가 귀했던 팀이다. 좌완 에이스는 양현종 이후 이의리 윤영철까지 앞으로 10년 이상 거뜬한데, 우완 에이스는 2018년 은퇴한 윤석민 이후 뚝 끊겼다. 윤석민이 2013년 이후 거의 불펜으로 등판한 것을 고려하면 12년째 우완 에이스 후계자가 없었다.


김도현은 시즌 초반 좋은 페이스를 끝까지 쭉 이어 갈 수 있을까. KIA 대표 우완 에이스로 성장하며 트레이드 대박 신화를 쓸 기회가 눈앞이다.


'국내 1선발급' 트레이드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드디어 KIA 우완 에…
6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KIA 김도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6/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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