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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너진 날, LG도 2위로 내려앉았다[잠실 현장]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5-05-08 06:49


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박명근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25/

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김진성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25/

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6회말 무사 만루 등판한 LG 김강률이 1루 관중석의 두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7/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5회말 무사 2,3루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막아낼 때까지만 해도 오히려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느껴졌다.

6회말 두산의 상위 타선만 막아내면 확실한 승기를 가져 올 수 있을 것 같았고, LG엔 가장 믿을 수 있는 '미스터 제로' 박명근이 있었다. 하지만 믿었던 박명근의 평균자책점 제로가 깨지는 날이 바로 이날일 줄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이날 LG는 개막전부터 이어오던 1위 자리를 한화에게 내주고 말았다.

LG는 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의 원정경기서 2대5로 패했다. 공동 1위였던 한화가 삼성을 10대6으로 누르면서 한화가 23승13패로 1위, LG가 22승14패로 1게임차 뒤진 2위가 됐다.

LG는 이날 의외의 선택을 했다. 선발 투수로 최채흥을 올린 것. 로테이션 대로라면 손주영이 등판하는 차례.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나흘 휴식후 등판하는 손주영 대신 2군에서 좋은 피칭을 한 최채흥에게 기회를 주는 쪽을 택했다. 그동안 쉼없이 로테이션을 지켜온 선발 투수들에게 하루씩 휴식을 더 주면서 이후를 도모하는 것. 그리고 2군에서 노력한 최채흥에게도 이적후 첫 1군 피칭 기회를 주면서 더 노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화와 1위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승리도 필요했다. 그래서 최채흥에게 점수를 주더라도 긴 이닝을 맡기기 보다는 초반부터 부진하면 곧바로 불펜을 투입하겠다는 초강수 전략을 예고했다.

LG의 불펜진을 믿을만했기 때문이다. 13경기 동안 실점없이 던져온 박명근과 1.46의 마무리 장현식, 1.93의 김강률, 2.65의 김진성 등 베테랑 투수들이 있었다. 최채흥이 초반에 무너진다면 이우찬 김영우 백승현 배재준 등으로 막고 후반에 필승조를 투입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런데 최채흥은 2군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다. 4회까지 단 1안타. 4사구도 없이 무실점 피칭을 했다. LG 타선도 두산 선발 잭 로그를 상대로 3회초 박동원의 적시타와 문보경의 2루타로 2-0으로 앞섰다.


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LG 선발투수 최채흥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7/

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경기, LG 김영우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07/

40세 베테랑이 무사 2,3루 위기도 막았는데... '미스터 제로'가 무…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6/
5회말 호투하던 최채흥이 선두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오명진에게 강습 내야안타, 강승호에게 중월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무사 2,3루의 위기까지 이어지자 LG는 곧바로 김진성을 투입했다. 그리고 김진성은 3명의 타자를 차례로 범타처리하며 실점없이 막고 2-1의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6회말 2번타자부터 시작되는 두산의 공격을 막아낼 투수는 '미스터 제로' 박명근이었다. 피안타율 1할1푼6리, 이닝당 출루허용률 0.62로 13경기, 13이닝 동안 단 1실점도 하지 않았던 박명근이기에 6회만 막아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보였다.

그러나 박명근은 케이브와 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양석환이 친 빗맞힌 타구가 하필 수비 시프트로 인해 넓게 비어있던 1-2루 사이로 갔고 2루수가 간신히 뛰어가 잡았을 땐 이미 주자가 진루를 마친 상태였다. 2-2 동점에 무사 만루.

결국 LG는 FA로 두산에서 영입한 베테랑 김강률을 투입했다. 두산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피칭에 들어간 김강률은 영점이 잡히지 않았는지 오명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1점을 헌납했다. 그리고 강승호에겐 1루선상을 타고가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단숨에 2-5.

이어진 무사 2,3루를 김강률이 혼신의 힘으로 막아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으나 흐름은 넘어갔다.

이후 김영우가 7,8회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LG 타선이 끝내 터지지 않으며 2대5로 패했다.

불펜진을 믿고 계획했던 불펜 데이였는데 믿어던 필승조가 역전을 허용하며 패한 것이 뼈아팠다. 그래도 최채흥의 가능성을 봤고, 선발진이 휴식을 취했다는 점은 LG에겐 긍정적이라 할 수 있을 듯.

급한 1위 싸움 중에도 선발 투수들의 체력을 안배한 성과가 9일부터 시작되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 3연전서 나타날까.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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