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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금 와서는 후회를 많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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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이후 한차례 열풍이 불었다. 타자들 중에서는 1987년생 강정호와 1986년생 박병호가 포문을 열었다. 둘 다 히어로즈 소속으로 뛰다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었다. 그 이후 1987년생 황재균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진출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손아섭, 김재환, 나성범 등이 미국의 문을 두드렸었다. 지금은 이정후, 김혜성이 KBO리그 출신 타자로 당당하게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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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언급한 해외 진출 여부에 따른 기록의 차이도 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이승엽의 경우, 최정이 지난해 이승엽의 기록인 467홈런을 깨고 신기록을 세웠지만 한·일 통산 기록으로 따지면 626홈런 보유자다. 물론 리그의 수준 차이까지 감안하면 간극은 좀 더 날 수도 있다. 현역 최다 2위이자, 통산 3위 기록 보유자인 박병호는 KBO 통산 412홈런을 기록했으나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간 뛰면서 12개의 홈런을 쳐낸 바 있다. 홈런 뿐만 아니라 타점이나 안타, 타율 등 다른 기록들도 조금씩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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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과거의 선배들을 발판 삼아 후배들도 실력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대우를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지만, 최정이 20대였던 10여년 전만 해도 '무모'에 가까운 도전으로 봤었다. 큰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타격 연구에 집중하는 최정의 성향 또한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정이 쌓은 대기록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프로 데뷔 후 2년차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주전이 아닌 적이 없었고, 그 누구와의 경쟁에서 밀린 적이 없었다. 심지어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 시점에서도 여전히 리그 톱 타자라는 사실이 더더욱 대단하다. 해외에 진출한 다른 레전드 선수들보다도 최정의 시계는 유독 더 느리게 흘러간다. 순수 국내파로 쌓은 대기록에 큰 자부심을 충분히 가져도 될 것 같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