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8이닝 11K 2실점하고 패전 되면, 무슨 맛으로 던지나 했는데...QS 9번, 달랑 3승에도 웃는다 [포항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5-16 07:07


8이닝 11K 2실점하고 패전 되면, 무슨 맛으로 던지나 했는데...QS…
사진=김용 기자

[포항=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승수? 신경 안 쓴다."

이제는 키움 히어로즈가 아닌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후라도. 퀄리티스타트 머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최하위 키움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무려 23회나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삼성에 와서도 위력은 여전하다. 개막 후 8경기 전경기 퀄리티스타트를 해버렸다. 9번째 LG 트윈스전 처음으로 흔들리며 5실점 패전을 기록했는데, 15일 KT 위즈전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살아났다. 올해도 퀄리티스타트 9개로, 7개의 공동 2위군을 일찍부터 따돌리고 있다.

이렇게 잘 던졌으면, 승수가 어느정도 쌓였어야 한다. 퀄리티스타트 7번의 임찬규(LG), 폰세(한화)는 무려 7승을 따냈다. 하지만 후라도는 KT전 승리로 겨우 3승째를 챙겼다.

여기에 패수는 4개나 된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죽어라 던지는데, 득점 지원을 거의 못받는다는 의미다. 3월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8이닝 11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고 패전 멍에를 썼다. 4월15일 LG전은 7이닝 1실점을 하고도 패전 투수였다. 오죽했으면 '후크라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을까.


8이닝 11K 2실점하고 패전 되면, 무슨 맛으로 던지나 했는데...QS…
1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삼성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10/
그런 후라도에게 이런 날도 있다. KT전 타자들은 6이닝 투구를 마치고 내려가는 후라도에게 무려(?) 5점이나 내줬다. 후라도에게는 이 5점이 50점같은 느낌이었을 듯. 그리고 후라도가 내려간 뒤 경기 후반 KT 투수들을 맹폭하며 13대0 스코어를 만들어버렸다.

후라도는 경기 후 "시즌은 길다. 타자들이 잘 칠 수도, 못 칠 수도 있다. 나는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후크라이'에 대한 심경을 의젓하게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 타자들을 믿는다. 그 믿음으로 이렇게 많은 점수가 난 것 같다"며 웃었다. 열심히 잘 던지고도 승수가 쌓이지 않아 아쉽지 않느냐고 묻자 "아직 20경기 넘게 더 던져야 한다"며 앞으로 승수를 쌓으면 될 일이라고 '쿨하게' 답했다.


8이닝 11K 2실점하고 패전 되면, 무슨 맛으로 던지나 했는데...QS…
1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삼성 강민호, 후라도가 숨을 고르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10/
이제 새 팀 삼성에 완벽하게 적응을 마쳤다. 후라도는 "삼성에서 뛴다고 크게 다른 건 없다. 마운드에서 내 할 일을 하는 건 똑같다. 다만, 삼성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고 키움에는 신인급 선수들이 많았다. 경기나 생활 측면에서 그 차이가 느껴지기는 한다"고 설명했다.


후라도에게 물었다. 퀄리티스타트를 밥 먹듯이 할 수 있는 비결. 후라도는 "나는 선발이고, 선발의 역할은 게임을 오래 끌고가주는 것이다. 이 목표만 이루겠다고 집중하면, 퀄리티스타트는 자동으로 따라온다"고 말하며 "나는 싱커와 슬라이더 활용을 잘 하는 편이다. 삼진도 좋지만, 나는 범타를 유도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삼진을 많이 잡으면 투구수가 늘어나고, 이닝 소화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맞혀잡는 피칭은 이닝을 늘리기에 효율적인 방법이다. 후라도는 실제 KT전 6이닝 동안 무실점 압도적인 피칭을 했는데, 삼진은 2개에 불과했다.


포항=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