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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209분 혈투 → 투수 5.7명' 마운드 과부하의 그림자…'3강' 롯데의 딜레마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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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7 09:48 | 최종수정 2025-05-27 10:11


'평균 209분 혈투 → 투수 5.7명' 마운드 과부하의 그림자…'3강'…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정현수가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4/

'평균 209분 혈투 → 투수 5.7명' 마운드 과부하의 그림자…'3강'…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8회말 롯데 김상수가 피치컴 체크를 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3/

'평균 209분 혈투 → 투수 5.7명' 마운드 과부하의 그림자…'3강'…
2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송재영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5/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최다출장 1~3위가 전부 롯데. 공동 5위에도 1명.

3강의 입지를 유지중인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속은 마냥 여유롭지 않다. 불펜 전체에 드리워진 과부하의 그림자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주 1위 LG 트윈스-2위 한화 이글스와 치른 6경기에서 2승1무3패를 기록했다. 단번에 따라잡을 기회였고, 팀 분위기도 남달랐다. 선발투수가 흔들거려도 끝까지 상대의 뒷덜미를 서늘케하는 뒷심이 돋보였다.

6경기 중 3경기가 연장전이었다. 6경기 중 최다 득점(9대17 패)이 나온 경기는 규정이닝이었다. 그 결과 롯데는 6경기 평균 무려 3시간 29분의 혈투를 치러야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투수가 경기당 평균 5.7명에 달한다. 비교적 무난하게 패한 경기에선 4명, 3명의 투수밖에 소모하지 않았다. 반면 접전이 펼쳐진 경기는 최대 8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평균 209분 혈투 → 투수 5.7명' 마운드 과부하의 그림자…'3강'…
1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7회말 2사 1,3루 롯데 정철원이 KIA 오선우를 삼진처리하며 환호하고 있다. 광주=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14/
송재영은 무려 5경기에 등판했고, 정현수 김상수 정철원이 4경기, 김강현 최준용은 3경기를 각각 소화했다. 정현수는 25일까지 롯데가 치른 54경기 중 무려 35경기에 등판했다. 그 뒤를 송재영 김상수(32경기)가 따르고 있고, 정철원(29경기)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로 추격조 롱맨으로 기용되는 김강현도 26경기를 소화했다.

지난주 뿐만 아니라 올시즌 전체를 따져도 롯데는 평균 경기시간이 10개 구단 중 가장 길다. ABS(자동볼판정시스템)와 피치클락의 영향으로 올시즌 1경기 평균 시간이 3시간 미만(2시간 59분)까지 줄어든 상황. 연장전 포함 3시간 미만인 팀이 4팀이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정규이닝 기준 3시간 6분, 연장 포함 3시간 10분으로 독야청청하다.

김태형 롯데 감독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롯데의 평균자책점은 4.71, 10개 구단 중 9위다. 현재 3위에 올라있는 성적은 타선의 힘이 크다.


실점을 최소화하고, 마무리 김원중을 최대한 아끼고자 하는 속내가 담긴 투수 운용이다. 대신 김원중을 써야하는 상황이 나오면 주저하지 않는다. 멀티이닝이나 3연투(더블헤더 포함)도 불사한다.


'평균 209분 혈투 → 투수 5.7명' 마운드 과부하의 그림자…'3강'…
2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25/
또 불펜 전반의 이닝수를 철저히 관리한다. 정현수는 23⅓이닝, 송재영은 15⅓이닝 밖에 던지지 않았다. 특히 정현수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안정감이 붙었다. 원포인트보다는 1이닝 이상 맡기고 싶다"며 브릿지 역할을 수차례 암시했지만, 팀 사정상 좀처럼 실현되지 않고 있다.

박세웅과 데이비슨이 버텨준 선발진의 이닝 소화는 전체 4위다. 결국 불펜의 누적된 피로는 양적인 문제라는 의미. 다행히 부상을 털고 합류한 최준용의 구위는 만족스럽지만, 박시영 박진형 등 베테랑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박진이 1군에 돌아오면 롱맨의 자리는 채워진다. 잦은 등판 문제는 결국 구승민 최이준 심재민 등 현재 2군에 머물고 있는 투수들의 스텝업을 통해 기존 투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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