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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캐치만 3번, 팀 구했는데 웃지 못하는 캡틴. "수비 못하면 자리 뺏기고 은퇴까지..."[잠실 인터뷰]

권인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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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8 12:27 | 최종수정 2025-05-28 12:40


슈퍼캐치만 3번, 팀 구했는데 웃지 못하는 캡틴. "수비 못하면 자리 뺏…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LG 중견수 박해민이 3회초 한화 최재훈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27/

슈퍼캐치만 3번, 팀 구했는데 웃지 못하는 캡틴. "수비 못하면 자리 뺏…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8회초 LG 박해민이 한화 플로리얼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27/

슈퍼캐치만 3번, 팀 구했는데 웃지 못하는 캡틴. "수비 못하면 자리 뺏…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LG 중견수 박해민이 2회초 한화 이진영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5.27/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금 상황에서 수비를 못하면 자리를 뺏길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은퇴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LG 트윈스가 1위를 달리는 원인 중 하나는 철벽 수비다. 한 경기에도 3~4개의 호수비가 펼쳐지며 투수들을 돕는다. 안타가 아웃이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수비 시간이 줄어들고 투수들의 투구수가 줄어든다. LG 중견수 박해민은 수비의 명장면을 만드는 신 스틸러 중 한명이다.

박해민은 27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도 3번이나 한화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치며 팀의 2대1 승리를 지켜냈다.

8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박해민은 2회초 이진영의 좌중간 깊숙한 2루타성 타구를 쫓아가더니 살짝 점프해 잡아냈고, 3회초엔 선두 최재훈의 짧은 안타성 타구를 앞으로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를 해냈다. 2-1로 쫓긴 8회초엔 플로리얼의 가운데 담장쪽으로 날아간 큰 타구를 전력질주로 달려가 잡아내는 엄청난 범위를 자랑했다.

모두 조금만 늦어도 안타가 될 법한 타구들이었다. 이진영과 플로리얼의 타구는 2루타가 될 수 있었다. 박해민의 호수비 퍼레이드가 있었기에 LG는 2대1의 1점차 승리를 거두며 한화와의 게임차를 3.5로 늘리며 1위 독주를 이어갈 수 있었다.

경기 후 만난 박해민은 "내 야구의 관점은 좀 수비에 두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수비를 못하면 더더욱 자리를 뺏길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은퇴까지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것을 떠나 팀에게도 상위팀과 하게 되면 조금 더 선수들에게도 집중하자고 말하고, 이기도 싶은 열망이 다들 넘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집중력이 조금 더 높아지는 것 같다"라고 호수비에 대한 얘기를 했다.

인터뷰 내내 표정이 썩 밝지는 않았다.

좋은 수비는 항상 환호와 찬사를 받지만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박해민은 올시즌 타율 2할2푼5리(160타수 36안타) 10타점 24득점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1할3푼5리로 낮다.


이날도 1회말 2사 만루서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고, 4회말엔 볼넷, 7회말엔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5월초 타격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중순 이후 다시 하락세.

한화팬들이 싫어한다고 하자 박해민은 "양쪽에서 다 싫어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할 때는 상대팀 팬들이 싫어하고 공격할 땐 LG팬들이 싫어한다는 뜻.

"상대팀에서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데…. 어쨌든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한 박해민은 "수비만 할 수는 없다. 타석은 한 경기에 3~4번은 돌아오지만 수비는 한 경기에 타구가 한번도 안올 수도 있다. 타석에서의 경쟁력도 어느 정도 회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타격 반등에 대한 각오를 보였다.

이어 "이제 홈 6연전이라 좀 일찍 나와서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려고 하고 영상도 많이 보고 있다"며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LG도 박해민의 타격이 떨어지는 것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비 능력으론 박해민이 꼭 필요하기에 박해민의 타격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중견수 신민재. 박해민의 체력 관리를 해주면서 타격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기에 외야 수비 범위가 좋은 신민재를 중견수로 투입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민재가 중견수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준다면 박해민의 체력 부담을 덜어줘 타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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