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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금 상황에서 수비를 못하면 자리를 뺏길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은퇴까지 할 수 있는 상황이다."
8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박해민은 2회초 이진영의 좌중간 깊숙한 2루타성 타구를 쫓아가더니 살짝 점프해 잡아냈고, 3회초엔 선두 최재훈의 짧은 안타성 타구를 앞으로 달려와 슬라이딩 캐치를 해냈다. 2-1로 쫓긴 8회초엔 플로리얼의 가운데 담장쪽으로 날아간 큰 타구를 전력질주로 달려가 잡아내는 엄청난 범위를 자랑했다.
모두 조금만 늦어도 안타가 될 법한 타구들이었다. 이진영과 플로리얼의 타구는 2루타가 될 수 있었다. 박해민의 호수비 퍼레이드가 있었기에 LG는 2대1의 1점차 승리를 거두며 한화와의 게임차를 3.5로 늘리며 1위 독주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표정이 썩 밝지는 않았다.
좋은 수비는 항상 환호와 찬사를 받지만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박해민은 올시즌 타율 2할2푼5리(160타수 36안타) 10타점 24득점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이 1할3푼5리로 낮다.
이날도 1회말 2사 만루서 유격수 앞 땅볼에 그쳤고, 4회말엔 볼넷, 7회말엔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5월초 타격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중순 이후 다시 하락세.
한화팬들이 싫어한다고 하자 박해민은 "양쪽에서 다 싫어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할 때는 상대팀 팬들이 싫어하고 공격할 땐 LG팬들이 싫어한다는 뜻.
"상대팀에서 그런 얘기 들으면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데…. 어쨌든 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한 박해민은 "수비만 할 수는 없다. 타석은 한 경기에 3~4번은 돌아오지만 수비는 한 경기에 타구가 한번도 안올 수도 있다. 타석에서의 경쟁력도 어느 정도 회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타격 반등에 대한 각오를 보였다.
이어 "이제 홈 6연전이라 좀 일찍 나와서 연습량을 많이 가져가려고 하고 영상도 많이 보고 있다"며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LG도 박해민의 타격이 떨어지는 것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비 능력으론 박해민이 꼭 필요하기에 박해민의 타격을 회복시켜야 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중견수 신민재. 박해민의 체력 관리를 해주면서 타격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기에 외야 수비 범위가 좋은 신민재를 중견수로 투입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민재가 중견수로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준다면 박해민의 체력 부담을 덜어줘 타격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