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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누군가의 안타까운 부상 소식이 다른 이에게는 새로운 출전기회의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냉정한 프로 무대에서는 종종 이런 일도 생긴다.
때문에 이번 인터리그 매치는 미국 전역의 관심을 받는 '슈퍼매치'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주전 전력이 총동원돼 자존심 싸움을 펼친다. 그런데 베츠는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베츠 대신 미겔 로하스가 선발 유격수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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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양키스전을 마친 뒤 "베츠가 신발을 신는 것도 힘들어했다. 며칠 간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부상자 명단에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세한 골절이 있지만, 따로 병원 치료가 필요없는 경미한 부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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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츠는 이미 개막 시점에 질병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 시리즈 참가를 위해 일본에 갔지만, 배탈과 구토 증세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도 꽤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았다. 약 2주나 위장 바이러스로 인해 고생한 뒤 복귀했다.
복귀 이후에는 다시 건실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타율 0.254에 그치는 게 문제다. 홈런은 8개에 타점 31개를 기록하며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타율과 출루율이 상당히 낮다.
이런 상태에서 황당한 발가락 골절 부상까지 입었다. DL에 오르지 않더라도 일단 통증을 가라앉히려면 다소간의 시간을 필요하다.
이 기간이 바로 김혜성에게는 새 기회가 될 수 있다. 김혜성은 KBO리그 시절 주전 유격수를 맡기도 했다. 커리어가 쌓여가면서 2루로 전향했지만, 여전히 유격수로서는 안정감이 있다. 이 밖에 2루와 외야 수비 능력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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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베츠가 회복할 동안 주전 유격수 또는 2루수, 외야수 등으로 자연스럽게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베츠가 이탈한 상태에서 김혜성이 들어오면 로버츠 감독은 선수들의 포지션을 다변화하며 경쟁력을 새로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김혜성을 안 쓸 이유가 없다.
만약 김혜성이 베츠가 돌아오기 전까지 유격수나 유틸리티 수비수로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다면, 충분히 LA다저스의 레귤러 멤버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과연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