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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카메라 위치로 변명을 삼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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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3루심의 판정은 정 반대였다. 류지혁은 스윙 삼진, 김재환은 노 스윙이었다.
주심이 1차로 판단하고, 1,3루심이 2차로 최종 판단을 내린다. 심판이 스윙이라 판단하면 스윙이고, 노 스윙이라고 판단하면 노 스윙이다.
하지만 심판 재량을 존중한다고 해도 이번 상황은 심했다. 누가봐도 명백한 '일관성'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화면상 배트를 멈춘 듯 보였던 류지혁이 스윙 삼진이었다면, 배트를 멈추지 못하고 선을 넘은 듯 보였던 김재환도 당연히 스윙 삼진이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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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7회말 1B2S에서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김재환의 배트는 적어도 류지혁보다는 확실하게 더 돌아갔다. 하지만 3루심은 노 스윙 판정을 내렸다.
한번 참았던 박진만 감독이 이번에는 참지 못했다.
쏜살 같이 3루심에게 달려가 거센 어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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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속 감정이 격해지면서 몸싸움으로 치달을 뻔 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최일언 수석코치가 온 몸으로 박 감독을 막지 않았다면 몸싸움과 퇴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슬아슬했던 장면. 오랜 시간의 어필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퇴장 조치가 가능했지만, 심판진은 선뜻 박진만 감독에게 경고도, 퇴장도 조치하지 못했다.
3루측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삼성팬들은 "박진만"을 연호하며 사령탑의 '정당한' 어필에 힘을 실었다.
야구에 가정은 무의미하다.
1점 차 승부 속 류지혁이 삼진을 당하지 않았다면 삼성이 흐름을 타 뒤집을 수 있었을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적어도 공정한 판정 속에 승패가 갈려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래야 패자가 충분한 납득 속에 돌아설 수 있다.
그것이 야구의 공정과 상식이다. 2일 잠실에서 벌어진 체크 스윙 판정은 체크 스윙 VR 판독 1군 도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