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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흐름을 바꾸려는 작전이 오히려 독이 됐다'
김혜성은 1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치른 후반기 첫 홈경기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5월 4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이후 공수에 걸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김혜성은 '슈퍼 유틸리티맨'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후반기에도 팀의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후반기 첫 홈경기에 선발 유격수로 나선 것만 봐도 김혜성의 팀내 입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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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말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상대 선발 퀸 프리스터의 2구째 커브를 밀어쳐 좌중간 외야로 날렸다. 타구속도가 시속 95.1마일(약 153㎞)로 나왔다. 배트 중심에 제대로 걸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방향이 다소 아쉬웠다. 게다가 상대 중견수 잭슨 추리오의 수비 범위가 워낙 넓기도 했다. 결국 타구는 추리오의 호수비에 걸렸다. 비록 안타는 아니었지만, 김혜성의 타격감이 여전히 날카롭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이 좋은 타격감은 다음 타석에 안타로 이어졌다. 0-1로 뒤지던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김혜성은 다시 프리스터를 상대해 볼카운트 2B2S에서 들어온 5구째 높은 싱커를 강타해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 안타는 이날 다저스의 세 번째 안타이자 마지막 안타였다. 타저스는 프리스터에게 6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 밖에 치지 못했다. 이 중에 하나를 김혜성이 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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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김혜성은 이날 부진한 팀 타선 가운데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어김없이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했다. 0-2로 스코어가 벌어진 8회말 공격. 밀워키 좌완 불펜 제러드 케이닉이 등장하자 로버츠 감독이 경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 대타를 연이어 투입한 것. 패색이 짙어진 경기 막판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였다.
선두타자 마이클 콘포토 타석 때 오른손 대타 미구엘 로하스를 넣었다. 하지만 로하스는 2구 만에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어 앤디 파헤스도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2사 후 김혜성 타석. 이번에도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빼고 오른손 대타 요원인 에스테우리 루이스를 투입했다. 어차피 2사 후라 일발 장타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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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저스는 이날 3안타 빈공에 그치며 밀워키에 0대2로 졌다.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42(114타수 39안타)가 됐다. 최근 5경기에서 무려 0.462(13타수 6안타)의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한 결과다.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의 기록을 조금 더 신뢰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경기를 통해 또 한번 입증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