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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김광현, 개봉 앞둔 첫 선발 대결…야구팬은 설렌다

기사입력 2025-07-24 15:05

2010년 5월 23일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류현진(왼쪽)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던 김광현이 선발 맞대결로 예정됐던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되자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TV 제공]
이변 없으면 26일 대전서 빅뱅…전성기 지났어도 팬 이목 집중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빅매치가 열린다.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류현진(38·한화 이글스)과 김광현(37·SSG 랜더스)이 처음으로 선발로 맞붙는다.

두 투수는 선발 로테이션에 변동이 없다면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경기에 양 팀 선발로 등판한다.

한화 김경문 감독, SSG 이숭용 감독은 두 투수의 맞대결을 막지 않을 참이다. 로테이션대로 두 투수를 내보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 야구 최고의 좌완 라이벌 류현진과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은 야구팬들이 고대하던 장면이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과 '무쇠팔' 고(故) 최동원이 세 차례 선발로 격돌해 1승 1무 1패 신화를 작성했던 것처럼, 많은 팬은 두 선수의 만남을 기대해왔다.

그러나 2006년 데뷔한 류현진과 2007년 프로에 입문한 김광현은 근 20년 동안 정규시즌에서 단 한 번도 맞대결을 펼치지 않았다.

두 선수가 같은 경기에서 공을 던진 건 2010년 올스타전과 2011년 시범경기가 전부다.

몇 차례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두 투수의 소속팀 관계자들은 지나친 라이벌 의식 속에 류현진과 김광현이 무리한 투구를 할 것을 우려해 일정을 미세하게 조정, 제대로 싸울 찬스는 번번이 미뤄졌다.

하늘도 돕지 않았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2010년 5월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와 SK 와이번스(현 SSG)의 선발 투수로 예고돼 엄청난 이목을 끌었으나 비로 경기가 취소돼 둘의 어깨 대결은 또 성사되지 못했다.

두 선수는 경기장에 운집한 팬과 미디어 관계자들을 위해 비 내리는 그라운드에서 악수하는 것으로 다음 기회를 약속했다.

이후 류현진은 201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김광현은 7년 뒤인 2020년에 미국 땅을 밟았다.

두 선수는 미국에서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2022년, 류현진은 2024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세월이 흘러 류현진과 김광현은 어느덧 리그 최고참급 투수가 됐다.

투구 레퍼토리도 전성기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

시속 150㎞대 직구로 윽박지르는 경우는 거의 없고 130㎞대 변화구와 완급 조절로 타자들을 상대한다.

한 경기 100구 이상 투구도 드물어졌다. 과거 120구를 던지고도 마운드 위에서 "더 던지겠다"고 주장하던 두 선수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다.

팬도 달라졌다.

'소년가장' 류현진과 '광팔이' 김광현을 응원하던 학생 팬들은 어느덧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

프로야구 주 소비층은 두 선수의 전성기를 보지 못했던 'MZ세대'들이다.

시대가 변해 투구 패턴, 팬층 모든 게 달라졌지만, 그래도 두 선수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크다.

해태 타이거스 선동열과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이 각각 232구, 209구를 투구한 끝에 15회 무승부를 기록했던 1987년 5월 16일 부산 경기를 재연하지 못하더라도, KBO 팬들은 류현진과 김광현을 변함없이 응원한다.

두 선수는 담담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류현진은 "상대 투수가 누구든지, 내가 해야 할 일은 상대 타자를 잡는 것"이라고 말했고, 김광현은 "어렸을 때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젠 여유가 생겼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cycl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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