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연봉 50% 삭감' 굴욕 이겨낼까? 잊혀졌던 50억 FA 부활 예고 → 2G 연속 무력시위…비난 딛고 화려한 복귀 정조준 [SC포커스]

최종수정 2025-07-25 12:51

'연봉 50% 삭감' 굴욕 이겨낼까? 잊혀졌던 50억 FA 부활 예고 →…
롯데 입단 첫해인 2023년 5월, 노진혁의 끝내기안타 세리머니. 스포츠조선DB

'연봉 50% 삭감' 굴욕 이겨낼까? 잊혀졌던 50억 FA 부활 예고 →…
롯데 노진혁.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36)은 1군 무대에 언제쯤 다시 설 수 있을까.

노진혁이 연일 장타력을 과시하며 무력 시위에 나섰다. 자신에게서 멀어진 사령탑의 시선, 팬들의 관심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노진혁은 지난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5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2회 선두타자로 등장, 좌익수 쪽 2루타를 때려냈다.

전날 경기에선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친 뒤 다음 타석에서 고의4구를 얻어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방이 부족한 팀 사정상 노진혁이 이틀 연속 장타를 쳤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더이상 '유격수'는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노진혁의 역할을 1루-3루 대체 요원, 그리고 왼손 대타 역할로 한정지었다. 거듭된 허리 통증에 순발력 부족이 겹쳐 더이상 유격수는 어렵다고 봤다.

문제는 타격마저 급전직하했다는 것. 롯데 입성 첫해였던 2023년만 해도 부진한 대로 5,6월 끝내기 안타를 치는 등 베테랑답게 클러치히터 역할을 해냈다. 4년 50억원의 FA 계약에 걸맞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타율 2할5푼7리 4홈런 5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4를 기록했다. 뜻밖의 개구진 성격으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멘토 역할까지 책임졌다.


'연봉 50% 삭감' 굴욕 이겨낼까? 잊혀졌던 50억 FA 부활 예고 →…
롯데 노진혁. 스포츠조선DB
하지만 지난해는 실망의 연속이었다. 157타석에 나섰지만, 타율 2할1푼9리(137타수 30안타) 2홈런 13타점, OPS 0.604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넘쳐흘렀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노진혁에게서 유격수 포지션을 박탈하고, 2군에 보내 1루와 3루 요원으로 연습하도록 했다. 기대감 넘쳤던 50억 FA 영입은 롯데 유격수 잔혹사의 또 한장을 장식하는 이름이 됐다.

비시즌 자비로 미국 훈련을 떠났다. 허일(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마이너 코치)을 만나 부활을 위한 준비에 전념했다.


아직까진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올해는 일찌감치 스프링캠프부터 1군에서 제외됐다. 전반기 내내 1군에 한번도 올라오지 못했다. 손목 부상을 겪으면서 4월 이후 퓨처스에서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거듭된 부진에 과도한 비난에도 시달렸다. 일각에서는 '친정팀(NC 다이노스) 경기에만 모습을 보인다', '부상자 명단으로 분류돼 연봉 삭감 없이 100% 받는다' 등의 억지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봉 50% 삭감' 굴욕 이겨낼까? 잊혀졌던 50억 FA 부활 예고 →…
롯데 노진혁. 스포츠조선DB
하지만 스포츠조선 확인 결과 노진혁은 전반기 내내 '공식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지 않았다. 이는 같은 '170억 트리오'로 묶이는 한현희, 데뷔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구승민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2군에 내려가면 연봉 절반' 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다.

노진혁은 묵묵히 재활에 전념했고, 후반기 시작과 함께 모처럼 퓨처스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노진혁은 2경기 연속 2루타를 치며 한방 장타력은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노진혁 입장에선 우선 비슷한 처지인 최항과의 경쟁을 이겨내는 게 급선무다. 같은 왼손 대타 역할에 1,3루 요원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역할이 완전히 겹친다. 다만 노진혁이 장타력을 지녔다면, 최항은 2루까지 가능해 활용폭이 넓다는 차이가 있다. 퓨처스 기록 역시 최항은 타율 3할2푼3리 1홈런 13타점, OPS 0.822로 만만치 않다.

1년 사이 손호영과 최항 외에도 신예 박찬형 한태양 등이 3루 경쟁자에 합류했다. 노진혁 입장에선 만약 1군 기회를 받는다면, 나승엽이 주전 1루수로 올라간 뒤 한방 장타를 지닌 왼손 대타 역할부터 시작할 전망. KT 위즈로 트레이드된 이정훈의 빈 자리다.


'연봉 50% 삭감' 굴욕 이겨낼까? 잊혀졌던 50억 FA 부활 예고 →…
롯데 노진혁. 스포츠조선DB
또 1m84의 큰 키를 활용해 1루에서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다면, 나승엽-정훈 외 제 3의 1루수 카드로 떠오를수도 있다. 롯데는 현재로선 그 자리가 마땅찮아 고승민이 1루 땜빵을 뛰는 형국이다.

2022시즌 후 롯데의 오랜 약점 유격수 고민을 해결해줄 거란 기대감 속에 부산에 입성했던 노진혁. 더이상 '돈값'을 하긴 어려워졌지만, 롯데팬들에게 속죄할 기회는 남아있다. NC 창단 멤버이자 핵심 멤버로서 성실함 하나만큼은 인정받던 그다.

노진혁이 남은 정규시즌, 그리고 만약 8년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할 경우 포스트시즌에 베테랑다운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