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 노진혁(36)은 1군 무대에 언제쯤 다시 설 수 있을까.
전날 경기에선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친 뒤 다음 타석에서 고의4구를 얻어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한방이 부족한 팀 사정상 노진혁이 이틀 연속 장타를 쳤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더이상 '유격수'는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노진혁의 역할을 1루-3루 대체 요원, 그리고 왼손 대타 역할로 한정지었다. 거듭된 허리 통증에 순발력 부족이 겹쳐 더이상 유격수는 어렵다고 봤다.
|
비시즌 자비로 미국 훈련을 떠났다. 허일(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마이너 코치)을 만나 부활을 위한 준비에 전념했다.
아직까진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 올해는 일찌감치 스프링캠프부터 1군에서 제외됐다. 전반기 내내 1군에 한번도 올라오지 못했다. 손목 부상을 겪으면서 4월 이후 퓨처스에서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거듭된 부진에 과도한 비난에도 시달렸다. 일각에서는 '친정팀(NC 다이노스) 경기에만 모습을 보인다', '부상자 명단으로 분류돼 연봉 삭감 없이 100% 받는다' 등의 억지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
노진혁은 묵묵히 재활에 전념했고, 후반기 시작과 함께 모처럼 퓨처스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노진혁은 2경기 연속 2루타를 치며 한방 장타력은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노진혁 입장에선 우선 비슷한 처지인 최항과의 경쟁을 이겨내는 게 급선무다. 같은 왼손 대타 역할에 1,3루 요원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역할이 완전히 겹친다. 다만 노진혁이 장타력을 지녔다면, 최항은 2루까지 가능해 활용폭이 넓다는 차이가 있다. 퓨처스 기록 역시 최항은 타율 3할2푼3리 1홈런 13타점, OPS 0.822로 만만치 않다.
1년 사이 손호영과 최항 외에도 신예 박찬형 한태양 등이 3루 경쟁자에 합류했다. 노진혁 입장에선 만약 1군 기회를 받는다면, 나승엽이 주전 1루수로 올라간 뒤 한방 장타를 지닌 왼손 대타 역할부터 시작할 전망. KT 위즈로 트레이드된 이정훈의 빈 자리다.
|
2022시즌 후 롯데의 오랜 약점 유격수 고민을 해결해줄 거란 기대감 속에 부산에 입성했던 노진혁. 더이상 '돈값'을 하긴 어려워졌지만, 롯데팬들에게 속죄할 기회는 남아있다. NC 창단 멤버이자 핵심 멤버로서 성실함 하나만큼은 인정받던 그다.
노진혁이 남은 정규시즌, 그리고 만약 8년만의 가을야구에 성공할 경우 포스트시즌에 베테랑다운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