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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티켓 3000장이 안팔렸다 왜?

기사입력 2025-07-28 17:07


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만루 LG 박해민 땅볼 때 두산 포수 양의지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5/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 인기 광풍 속, '잠실 라이벌' LG-두산전이 매진이 아니었다고?

프로야구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지난해 인기 급상승으로 사상 첫 1000만명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올해는 그 기세가 더욱 무섭다. '폭염'도 야구장 가는 길을 막지 못한다. 날씨와 관계 없이 '매진' 아닌 경기를 찾는 게 더 힘들 정도로 관중이 들어차고 있다. 이미 지난 24일 역대 최소 경기 800만명 관중을 돌파했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네 팀은 7월이 다 가기도 전에 홈 경기 관중 100만명을 돌파했다. 27일에도 KIA 타이거즈-롯데전이 열린 부산, SSG 랜더스-한화 이글스전이 개최된 대전, 삼성 라이온즈-KT 위즈전이 펼쳐진 수원에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사상 초유의 1500만명 돌파란 희망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2사 만루 LG 문성주의 역전 적시타가 터지자 염경엽 감독이 미소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5/
그런 가운데 이날 눈에 띄는 이례적인 장면이 있었다. 리그 최고의 라이벌전이라 평가 받는 잠실 LG-두산 베어스전. 관중석이 많이 비어있었다. 실제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수는 2만780명으로 잠실 매진 기준 2만3750석을 채우지 못했다. 26일 토요일 경기는 매진이었지만, 25일 금요일 경기 역시 매진 달성에 실패했다. 최근 엄청난 야구 인기로 매치업에 따라 다르지만 평일 경기도 매진되는 사례가 흔하다. 금요일은 사실상 주말 경기로 분류되는데, 전통의 잠실 라이벌전이 3연전 중 두 차례나 매진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건 의문 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다.


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8회말 이유찬 적시타 때 득점에 성공한 두산 조수행.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7/
프로 스포츠에서는 '라이벌'의 존재가 중요하다.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최고 원동력은 바로 경쟁 심리다. LG와 두산은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잠실구장을 같이 홈으로 쓴다. 말은 '한지붕 가족'지만 두 팀 사이의 라이벌 의식은 남다르다. 다른 팀들이 느낄 수 없는 미묘함이 섞여있다. 실제 26일 양팀 경기에서 LG 베테랑 투수 김진성이 1루주자 조수행을 견제하기 위해 무려 13개의 견제구를 던졌고, 이튿날 감독들까지 이에 대한 신경전을 벌일 정도로 뜨거운 사이다.


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8회말 1사 1루. 1루에 견제하고 있는 LG 김진성.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6/
그렇게 만나기만 하면 피 터지게 싸우니 두 팀 팬들 사이 '잠실 더비'는 무조건 놓치지 말아야 할 경기가 됐다.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흥행 보증수표였다. KBO는 1996년부터 한 시즌 최고 흥행데이인 '어린이날 매치' 잠실 경기에는 무조건 두 팀을 배정하고 있다.

어지간 하면 매진이 되는 분위기인데 주말 경기 티켓이 3000장이나 남고, 외야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올시즌 홈 관중 2,3위를 각각 달리고 있는 인기구단 LG와 두산으로선 충격적인 장면일 수 있었다.


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3회 2타점 2루타를 날린 두산 케이브.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7.27/
일단 날씨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오후 6시 경기가 시작된다 해도, 해가 길어 6시에도 30도 중반대 폭염이다. 너무 덥다. 원정 관중 동원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3연전은 두산이 홈, LG가 원정이었다. LG팬들은 3루쪽 관중석을 썼다. 잠실구장은 홈팀 1루측 관중석은 오후가 되면 그늘이 지는데, 3루쪽은 '뙤약볕'에 노출된다. 한 여름에 가본 사람들은 알지만 '죽을 만큼' 뜨겁다. KIA, 롯데, 한화, 삼성 등 인기팀 원정팬들은 잠실에서 야구를 볼 기회가 많지 않으니 날씨고, 뭐고 상관 없이 일단 티켓을 끊고 본다. 하지만 홈 72경기를 1루에서 볼 수 있는 LG팬 입장에서는 '굳이 저 고생을 해가면서 뙤약볕 3루에서 야구를 봐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두산전도 홈경기 때보면 된다는 생각을 하면 야구장 가는 발걸음을 주저하게 된다.


김진성 13번 견제보다 충격적...야구 인기 난리인데, '잠실 라이벌전'…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만루 LG 박해민 땅볼 때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던 두산 2루수 오명진이 주자와 충돌 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7.25/

두산이 후반기 들어 살아나고 있지만, 전반기 성적이 너무 떨어져 하위권에 처져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실제 햇빛에 노출된 3루 뿐 아니라, 1루 두산 응원석에도 빈 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양팀 모두 성적이 좋아야, 관심도도 높아지는 법이다.

또 이전과 비교해 '맹목적 라이벌 의식'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 최근 젊은 팬들은 야구를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쟁'으로 보지 않는다. 화제가 되는 쪽으로 관심을 준다. 최근 트렌드를 이끄는 한화, 롯데전 등에 대한 관심이 예매 과정에서도 훨씬 뜨겁다고 한다.

실제 LG는 8월 두산, 한화, 롯데, 키움 히어로즈 3연전을 홈에서 치르는데 한화와 롯데 3연전은 벌써부터 티켓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두산 3연전은 조용하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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