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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감독님, 저 어떻게 해야될까요?"
시즌초만 해도 기대 이상인듯 했다. 4월까지 6경기에 등판, 33이닝을 책임지며 3승무패 평균자책점 2.18의 호성적을 거뒀다. 1선발 찰리 반즈가 부진한 와중에도 박세웅-데이비슨의 호투가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반즈를 감보아로 교체해 1선발 자리를 안정시켰더니 두 선수가 나란히 흔들렸다. 그래도 박세웅은 조금씩 자신의 감각을 되찾았고, 4~5선발로 발탁한 나균안과 이민석이 연일 역투를 이어가는 가운데, '5이닝무새' 데이비슨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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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부진에 풀이 죽은 데이비슨은 급기야 김태형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고. 이어 '어떻게 하면 잘 던질 수 있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무슨 말을 해줘야하나 싶었다. 시즌초보다 아무래도 구속도 좀 떨어졌고, 멘털이 많이 약해졌다"면서 "그래도 메이저리그 출신 투수인데, 표정이 너무 불안하다. 더 자신감 있게 던져라라고 해줬다"고 했다.
데이비슨은 활달한 성격이다. 잘 던지는 날은 쉴새없이 떠들며 더그아웃을 누빈다고. 반면 요즘처럼 부진할 슌는 어디론가 숨어버린다고 한다.
"결국 심리적인 문제다. 말도 안되는 볼넷을 주니까,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다보니 구속이 더 떨어지는 거고, 결국 자신있게 던지는 게 중요하다. 자기가 잘 안되니까 면담도 신청하고, 그게 다 약한 모습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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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하면 그럴 때가 있다. 예전에 스와잭은 중간에 교체했더니 갑자기 내 옆에 와서 앉더라. '얘 왜 이래?' 물으니 '감독님한테 할 얘기가 있다'고 하더라. 시합중에 무슨…저리 가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데이비슨도 표정 보면 어린애가 따로 없다. 얼굴에 감정 표현이 막 묻어난다. 그러지 말고 자신있게 던지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의 교체시한은 따로 없지만, 포스트시즌에 뛰려면 8월 15일까지 입단을 완료해야한다. 3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 입장에선 시간이 별로 없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은 자기 역할을 해줘야한다. 가능한 긴 이닝을 책임져줘야한다"고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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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