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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가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당연히 지는 경기는 나올 수 있는데, 과정이 나빴다.
한화 선발투수는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직전 경기였던 지난달 26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이닝 5실점에 그쳤다. SSG 김광현과 첫 맞대결로 눈길을 끈 경기에서 조기 강판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이번 등판에서 반드시 만회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을 텐데,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5⅓이닝 3실점(2자책점)해 시즌 6패(6승)째를 떠안았다.
1회말 2사 후 KIA 김선빈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상황. 류현진이 다음 타자 최형우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치나 싶었는데, 한화 1루수 채은성이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류현진의 글러브가 절대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공을 던졌다. 공을 아예 제대로 잡지 못했는지 황당한 송구 실책이 나왔고, 그사이 김선빈이 득점해 2-1로 쫓겼다. 최형우는 2루까지 갔다. 기록은 1루수 왼쪽 내야안타와 1루수 송구 실책. 계속된 2사 2루 위기에서 나성범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2-2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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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9회초 마지막 반격 기회를 잡았다. KIA가 필승조 정해영과 전상현이 모두 3연투에 걸려 기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재승을 올렸다. 한재승은 필승조 경험이 부족한 변수가 가득한 선수. 한화가 밀어붙이면 승산이 있어 보였다.
그런데 노시환이 헛스윙 삼진, 채은성이 유격수 땅볼에 그치면서 순식간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안치홍이 좌전 안타를 치면서 마지막 기회를 살린 뒤 대주자 이상혁으로 교체됐다. 2사 1루 하주석 타석에서 이상혁은 최소 동점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2루로 뛸 준비를 했는데, 한재승이 2B2S에서 1루 견제를 할 때 이상혁이 역동작에 걸렸다. 아슬아슬하게 세이프가 된 듯했고, 1루심의 최초 판정도 세이프였다.
KIA는 여기서 비디오판독을 썼다. 비디오판독 시간이 길어지면서 판정이 번복될 가능성이 점쳐졌고, 비디오판독 센터는 판독 시간 3분을 다 쓴 뒤 아웃으로 번복했다. 한화로선 너무도 허무하게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KIA 포수 한준수는 마지막 견제사 상황과 관련해 "처음에 세이프로 봤다. 계속 비디오판독 화면을 보니까 '아웃일 수 있겠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재승이가 마운드 위에서 몸을 풀고는 있었는데, '아웃인데' 약간 이런 생각을 좀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화는 후반기 성적 7승5패1무 3위, LG는 11승2패 1위다. LG의 기세가 엄청난 상황. 한화가 여기서 한번 더 연패 흐름으로 빠지면, 자칫 1위를 내줄 수도 있다. 빠르게 안 좋은 분위기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한화는 2일 선발투수로 문동주, KIA는 제임스 네일을 예고했다. 문동주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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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